금융권이 영화와 드라마 등 젊은층의 고객들에게 관심이 높은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문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미생' 브랜드와 손잡고 사회초년생을 겨냥한 '미생카드'를 출시했다.
'미생카드'는 신입사원의 직장생활을 다룬 작품인 '미생'의 독자층과 타깃을 맞춰 핵심 고객층도 사회초년생으로 잡았다. 카드사와 드라마 콘텐츠의 제휴로 신용카드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커피와 외식, 영화 등 외식문화 업종부터 대중교통과 온라인쇼핑, 여성직장인을 위한 화장품 할인까지 젊은 직장이 자주 사용하는 필수 업종에서 5~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원실적 30만원 이상인 직장인이라면 매월 4만8000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박태희 하나카드 제휴영업팀 팀장은 "시장에 사회초년생의 소비패턴에 꼭 맞는 카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전략상품을 준비하던 중, 만화와 드라마를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미생'에 주목하게 됐다"며 "대중문화 대표 콘텐츠와 카드사간의 실험적인 협업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한 카드, 그리고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수록 문화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진정한 콜라보인 '미생카드'가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생카드'로 결제한 일시불과 할부 금액의 0.1%는 미생의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의 뜻에 따라 만화 문화 사업 육성을 위한 후원금으로도 사용된다.
관객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2010년부터 시리즈로 선보이는 '시네마정기예금'이 바로 그것.
'시네마정기예금'은 20~30대 젊은 고객층과 영화를 좋아하는 고객을 타겟 영화와 금융상품이라는 두 가지 관심을 절묘히 조화시킨 차별화된 상품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영화배급사 ㈜와우픽쳐스와 공동 마케팅 협약을 맺고 조선시대 궁중의상극을 담은 영화 '상의원'을 시네마정기예금으로 내놨다.
내년 1월 9일까지 판매되는 이 예금은 1년제 정기 예금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2.20%에 영화 관람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는 경우 연 2.25%, 200만명을 돌파하는 경우 연 2.30%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네마정기예금은 영화와 연계된 금융상품에 가입해 흥행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문화컨텐츠 연계상품"이라며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하고, 사랑하는 가족, 친구와 함께 영화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누리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영화 등의 문화 상품이 사회공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작은영화관'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후원금 3억원도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후원금은 지난 2010년 출시된 'KB영화사랑적금'을 통해 조성됐다. 이는 영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한국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적금으로, 만기 이자의 1%를 한국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기부하는 사회공헌형 상품이다.
'작은영화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가 109개 극장부재 기초자치단체에 최신영화 상영관 건립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후원금은 '작은영화관'10개소에 객석의자 100석을 제공하는데 쓰여질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후원금을 통해 문화 소외 계층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간 문화격차를 해소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정균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금융기관의 창조금융과 신규 수익 창출, 수익성 다변화 차원에서 문화 콘텐츠 투자 가능성과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다만 영화나 음반, 공연, 드라마 등 투자상품으로서 문화콘텐츠는 리스크가 높아 분야별 전문 심사역 발굴과 심사강화, 리스크 관리 방안 모색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