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바비킴 합동콘서트 '동시상영' 포스터. /디컴퍼니·오스카이엔티
상이한 두 장르가 한 무대에 동시에 올려지면 어떤 모습일까? 27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YB·바비킴의 합동 콘서트 '동시상영'은 이 물음에 완벽한 해답을 제시했다.
'국가대표' 록밴드 YB와 '소울 음악의 대부' 바비킴은 이미 방송과 앨범을 통해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조화를 이뤘다. 이날 두 팀은 록과 소울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개별 무대와 두 장르가 한 곡에 녹아든 합동 무대를 적절히 섞으며 시간 분배와 장르적인 면에서 모두 균형을 맞췄다.
공연은 바비킴의 감수성 짙은 목소리로 시작됐다. 그는 오랜 무명시절을 벗어나게 해준 히트곡 '고래의 꿈'부터 최근 발표한 '사과' 등 그의 애절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노래로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YB·바비킴 합동콘서트 '동시상영' 라이브 뮤직비디오. /디컴퍼니·오스카이엔티
YB·바비킴 합동콘서트 '동시상영' 라이브 뮤직비디오. /디컴퍼니·오스카이엔티
세션의 잔잔한 연주가 깔리고 바비킴은 '렛 미 세이 굿바이'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때 무대 뒤에서 윤도현이 천천히 걸어 나와 자연스럽게 화음을 만들어냈다. 노래를 마친 윤도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무대 뒤로 사라져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바비킴은 이날 YB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과도 호흡을 맞췄다. '사과' 무대에서는 그의 아버지가 김영근 씨가 직접 등장해 트럼팻 연주를 들려줬다. 또 바비킴 소속 힙합그룹 부가킹즈의 멤버 간디가 깜짝 등장해 신나는 힙합 비트로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YB·바비킴 합동콘서트 '동시상영' 라이브 뮤직비디오. /디컴퍼니·오스카이엔티
열기가 채 식기도 전 YB의 무대가 바로 시작됐다. YB는 '나는 나비' '담배가게 아가씨' '잊을게' 등 강렬한 록 사운드로 1층부터 3층까지 모든 관객들을 기립하게 만들었다. 이어 '너를 보내고' '흰수염고래' '사랑TWO' '사랑했나봐' 등 감성적인 무대로 완급 조절을 했다.
YB의 능숙한 무대 매너는 신곡 '매드 러브(MAD LOVE)'에서 더욱 빛났다. 이날 윤도현은 "오늘 처음 공개하는 노래지만 다 따라 부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래가 중반부에 접어들자 그의 말대로 객석에선 후렴구 "유 아 마이 매드 러브, 유 아 마이 배드 럭"이 터져 나왔다. 공연은 절정을 향해 달려갔고 바비킴의 '한잔더'와 YB의 '타잔'이 합쳐진 무대가 펼쳐지자 소울 팬도 록 팬도 모두 하나가 됐다. 한껏 달궈진 공연의 연기는 쉽게 식지 않았고 앙코르 무대만 무려 30분가량 더 이어지며 '연장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