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인 어머니를 돌보다 열아홉 살의 나이에 백발이 된 소녀가 있다.
다른 친구들이 대학 생활의 즐거움을 누리는 동안 디후이민(底慧敏)은 어머니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정저우 사범대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그는 창문이 없어 햇빛도 들지 않는 냄새 나는 집에서 어머니를 돌보며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매일 엄마를 볼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는 종종 어머니의 사고가 재연되는 꿈을 꿔 잠들기가 두렵다. 지난해 7월 고등학교에 다니던 디후이민은 보충 수업을 위해 어머니에게 책을 학교로 가져다 달라고 전화했다. 어머니 장팡(張榜)은 전기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병원에 가보니 어머니는 숨만 쉴 뿐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의사는 살아도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한다며 가족에게 치료를 포기할 것인지 물었다. 친척들은 모두 포기하라며 디후이민의 아버지를 설득했다. 하지만 부녀는 통곡하며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가 식물인간이 된 후 디후이민은 어머니를 돌보느라 성적이 뚝 떨어졌다. 치료비를 대느라 집도 어려워졌다. 아버지 디강차오(底鋼橋)는 사방을 다니며 일을 했고, 디후이민도 대학교에 들어간 후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버지를 돕고 있다. 어머니의 사고 후 디후이민의 머리는 하얗게 세어버렸다. 디후이민은 "나도 원래 까만 머리다. 한 상자에 2위안(약 350원)하는 염색약을 사서 쓰는데 며칠 못 간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그래도 힘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어머니의 사고 직후 고등학교 담임 교사와 친구들이 2만여 위안의 성금을 모아 수술을 할 수 있었고, 대학 입학할 때에는 교육재단에서 장학금 1만 위안을 받았다.
디후이민은 졸업 후 개인 사업을 할 계획이다.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농산물 재배·양식과 관련된 창업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