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신임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임기 동안 우리은행을 고객과 국가경제에 큰 힘이 되는 강한은행으로 만들어 반드시 민영화를 이룩하겠다"고 밝혔다./사진=손진영기자
2015년 은행권의 당면 과제는 '영업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이다.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의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영업력 강화와 함께 수익성 개선의 일환으로 새해부터 점포 통폐합 작업을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2015년 1월 14개 지점과 3개 출장소, 1개 프라이빗뱅킹(PB)센터 등 모두 18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명동, 목동, 서소문, 청량리 등 서울 전역에 걸쳐 8개 영업점을 폐쇄한다. 부천, 일산 등 수도권에서도 4개 점을 없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채산성이 떨어지고, 성장성이 부족한 지점을 중심으로 통폐합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직장인 야간점포, 산업공단 밀착형 점포 등 고객의 수요에 맞는 특화점포는 늘릴 방침이라고 은행 측은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21일 취임한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1등 금융그룹의 원상회복이라는 꿈을 이루고 대한민국 금융의 새 역사를 만드는 길에 2만5000명 KB가족 모두가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사진=손진영기자
신한은행은 남대문, 목동, 역삼동, 무교동 등 서울과 수도권에 걸쳐 총 6개 지점을 통폐합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측은 "인근 중복 점포를 통폐합해 영업 채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점포 통폐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근 지역에 있어 역할이 중복되는 점포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지점별 영업 성과에 따라 폐쇄할 방침이다.
농협은행 역시 새해 초부터 점포 통폐합 작업에 들어간다. 농협은행은 수도권과 지방 점포 중에서 수익성이 악화한 영업점 34곳을 새해 초 폐쇄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영업점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지점 통폐합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새해 은행권에서는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은행 1위 자리를 놓고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이 양보없는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익을 보면 신한은행이 1조2720억원으로 압도적인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선장이 바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리딩뱅크 탈환을 선언,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151개의 압도적인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소매금융 현장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탈바꿈하고 있다. 앞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30일 쇄신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계열사 사장 7명을 포함해 경영진 54명을 대거 교체한 것이다. 업계에선 윤 회장이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면서 내부 출신 중용으로 조직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의 새 수장이 된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강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새해 포부를 밝혔다. 이 행장은 재임 중 추구할 3대 경영목표로 ▲민영화 달성 ▲강한 은행 만들기 ▲금융 산업 혁신 선도를 제시했다.
더불어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에 성공하면 1위 싸움은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하나와 외환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익을 합치면 1조1970억원으로, 1위 신한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한다.
이밖에 주요 은행들이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떠오르는 '핀테크 사업'에 적극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은행은 새해부터 스마트워치로 계좌 잔액과 거래 내역 조회가 가능한 '워치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 신한은행도 핀테크 사업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핀테크 조직을 별도 전담부서로 독립시키고,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등과의 제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