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의 복합할부 수수료율로 갈등을 빚고 있는 카드업계가 자동차 구매와 관련한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롯데, 신한 등 전업계 카드사들은 이르면 이달 중 새로운 구조의 '신(新) 복합할부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고객이 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카드사가 관련 구입대금을 결제 이틀 뒤 현대차에 지급하고, 30일 뒤에 할부금융사가 고객과의 계약에 따라 카드사의 대출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대출시점이 통상적인 카드대금 결제일인 1개월 후로 변경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카드사들의 일시적인 자금부담은 커지지만 고객 입장에서 대출발생 시점이 다소 늦춰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카드사들은 할부금융사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복합할부금융'이란 고객이 캐피털사의 할부를 통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카드사가 개입된 구조로, 결제액을 할부금융사가 대신 갚아주고 고객은 대금을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를 갚는 형태다.
기존 복합할부 상품은 고객이 현대차로부터 자동차를 구입하면 이틀 뒤 카드사가 대금을 현대차에 선지급하는 것은 똑같지만 사흘째되는 날 고객 명의로 캐피탈 등 할부금융사의 대출을 일으켜 돈을 돌려받았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카드사가 신용공여나 대손관련 비용 없이 1.9%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과도하다고 보고, 카드사의 이익배분(1.9%중 0.53%)을 감안해 수수료를 0.6%포인트 이상 낮춘 1.3%로 하자고 요구해 왔다.
이에 KB국민카드는 1.85%이던 수수료율을 1.5%로 내리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BC카드와는 협상이 결렬돼 카드복합할부금융 신규 취급만 중단하고 일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거래는 지속키로 했다.
BC카드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고객들에게 혼란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현대차 가맹점 계약은 정상적으로 유지되므로, BC카드를 이용해 현대차를 구입하실 경우 변함없이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 출시 예고에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업계는 '꼼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다만 금융당국은 상품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측은 "카드사의 일반적인 신용카드 거래방식과 큰 차이가 없고, 모든 신용카드에 캐시백을 제공하는 자체가 부가서비스라기보다 프로모션에 가까워 약관심사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상품설계가 끝나는대로 할부금융사와 세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와 가맹점 관련 계약 종료를 앞둔 카드사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로 각각 2월과 3월이 만료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