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다수 대기업은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판단하고 원가절감과 함께 조직개편, 명예퇴직 등의 방식으로 인력을 조정할 예정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고용 계획 역시 제자리걸음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28개 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절반이 넘는 CEO가 "올해와 유사한 수준"(50.9%)이라고 답했다.
"축소하겠다"(25.5%)는 응답이 "확대하겠다"(23.7%)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마디로 투자든 고용이든 예년 수준 또는 그 이하일 뿐 늘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일단 엎드리고 보자는 의도인 셈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의 제일 첫 의무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인 이유다.
그러면 기업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이행하는 주체는 사람, 즉 근로자라는 사실이다.
근로자가 만든 물건이 시장에 나가면 기업으로부터 월급을 받은 근로자들이 구매를 한다. 즉 기업과 근로자는 상생관계다.
지금의 불황이 기업이 일정 수준을 밑도는 고용을 유지하는 까닭에 생겼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현재의 경기를 장기 불황으로 보고 있는 대다수 기업이 고용 확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더 많은 근로자가 생기면 만들어지는 물건 역시 늘어나고 더 늘어난 근로자들이 물건을 더 많이 사면 기업의 이익 역시 증가한다.
불황에도 인력감축을 하지 않아 오히려 성장세를 누리고 있는 의외의 기업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