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대감에 소비자들이 지난달보다 카드를 더 많이 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크카드 승인금액 비중이 4개월 연속 20%대 수준을 기록했다.
9일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카드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카드승인금액은 49조2700억원으로 5.3%의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카드승인건수는 총 10억5000만건으로 전년동월 보다 14.1% 증가하며, 카드승인금액 증가율(5.3%)을 넘어섰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카드승인건수 증가율이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을 상회하는 것에서 카드 소액결제 확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완만한 소비회복 국면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앞으로 경기변동의 단기예측에 이용되는 선행종합지수의 11월 증가율 또한 6.8%로 동행종합지수 증가율(4.0%)을 넘었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 승인금액이 39조29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했으며,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9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6% 커졌다.
전체 카드승인금액 대비 체크카드 승인금액 비중은 4개월 연속 20%대의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신용카드 승인금액(39.29조원) 비중은 79.7%로 80%를 하회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체크카드가 점차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승인금액 증가율은 하락했지만, 앞으로 체크카드 사용 비중은 추가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부가서비스 확대와 체크카드 소득공제율 인상 등 당국과 카드사의 체크카드 활성화 노력으로 체크카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체크카드 활성화와 카드사용이 일상화됨에 따라 카드결제금액은 소액화 양상을 보였다. 특히 11월 전체 카드 평균 결제금액은 4만6743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8% 내려갔다.
협회 관계자는 "카드 평균결제금액 하락과 이에 따른 결제건수 확대는 건당 정액의 비용을 지불하는 VAN단가의 특성상 카드사의 수익 악화요소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일반 음식점과 인터넷상거래, 대형할인점 등 상위 10대 업종에 중점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전체 카드승인금액 대비 상위10대 업종의 승인비중은 전년동월대비 3.7%포인트 증가한 28조5800억원으로 조사됐다.
부문별로는 국산신차판매업종의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2% 오른 2조7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아슬란, 쏘렌토, 카니발 등 신차 효과와 유가하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된 데 따른 것이다.
같은기간 유통관련업종 카드승인금액은 7조5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6.6% 증가했고 편의점 업종은 5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편의점 소매판매액인 1조500억원 대비 사용 점유율이 53.1%를 차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여신 협회 관계자는 "과거 70%에 육박하던 편의점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이 점차 우하향하며 20.8%를 기록한 것에서 편의점에서의 카드사용 보편화가 상당 수준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점차 소매판매액 증가율에 수렴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반음식점(32.0%), 슈퍼마켓(28.5%) 등 생활밀접업종에서의 체크카드 사용점유율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