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베트남 보험시장…해외진출 타깃될까?
현지화·비용관리 능력 키우고 당국과 협력 필요
최근 저금리 지속에 따른 '역마진' 우려와 국내 보험시장의 경쟁 과열로 보험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12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중국의 손해보험시장의 보험료 기준 규모는 1258억 달러(136조5433억2000만원)로 전년 대비 20.7% 성장했다. 이 기간 생명보험시장도 7.8%포인트 성장한 1521억 달러(한화 165조893억4000만원)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최근 빠른 경제성장으로 자동차보험(이하 자보)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자보 원수보험료 규모는 6조8500억 동(한화 3472억9500만원)으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베트남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연평균 12.1% 성장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당국의 비보험 차량 단속에 따른 자동차보험 가입 증가와 제3자 의무배상책임보험 보상한도 확대도 시장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베트남 정부는 대인보상한도를 2008년 약 2357달러에서 2012년 3300달러로 상향조정했지만 증가율이 40%에 그쳐 2008~2012년 누적 물가상승률 50.9% 보다 낮다. 또한 대인보상한도 7000만 동은 베트남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2배 이하 수준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와 가족의 소득을 보상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업체가 중국과 베트남에서의 실적은 미미하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국내 보험회사의 해외사업 평가와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경우 중국에 진출한 업체는 삼성·한화생명 둘 뿐이다. 이들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0.03%, 0.00%로 28개 외자사 중 15위와 18위에 불과하고 지난 2013년 순적자(법인세 차감전)도 119억원, 99억원에 달했다.
베트남에서는 한화생명이 유일하게 진출해 시장 점유율 2.00%를 기록하고 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중국에서 삼성화재가 21개 외자사 중 3위의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점유율은 0.10%에 불과하다. 나머지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의 점유율도 0.02%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화재가 독립법인으로 운영 중인 베트남의 경우 외자사 21개 중 1위, 전체 시장 5위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성공적인 해외진출의 방안으로 ▲핵심역량을 고려한 명확한 경영목표 설정 ▲해외사업 관련 비용과 현지 보험수요를 고려한 상품·판매채널 전략 ▲진출국가와 방식의 다변화 ▲현지화 촉진을 위한 현지 국내 기업과의 협력 ▲현지에 진출한 보험사의 사업다각화 등을 꼽았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부실장은 "최근 중국과 베트남의 보험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의 경우 상품별 자본금 규모, 재정상황 등 규제조건이 까다롭고 베트남은 아직까지는 시장규모가 크진 않은 만큼 보험 핵심역량을 충분히 고려한 현지 진출이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