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동조합이 1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협상을 제안하고 있다/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금융당국의 최후 통첩에 본협상을 제안하는 등 재협상 실마리를 보였던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금융위 예비인가 신청 시점과 협상 기한 등을 놓고 또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다.
13일 외환은행은 "노동 조합의 입장변화에 대해 환영한다"며 "본 협상을 미룰 이유가 없으므로 이번주 중이라도 대표단 협상을 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외환 노조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화기구 발족 합의문' 논의를 중단하고, 곧바로 본협상에 들어갈 것을 공식 제안한 데 따른 답변이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그간 충분한 노사 협의기간을 줬다"며 "보다 엄격한 법과 원칙에 따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의 통합을 진행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가 없어도 통합승인신청서를 받아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외환 노조측은 "(신 위원장 발언은) 노사가 좀더 진정성 있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며 "향후 60일 이내인 3월 13일까지 통합여부, 통합원칙, 인사원칙 등에 관한 실질적 협상을 통해 새로운 합의서를 체결하자"고 하나금융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측이 본협상 시일을 앞당기는 방향을 제시한 것.
외환은행 관계자는 노조에 "금융위원회 앞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는 조만간 제출할 계획"이라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본 협상을 60일이 아니라 이달 말 내로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은행과 직원들의 미래를 위해 노조가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진정성 있는 대화 분위기를 저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근용 노조위원장은 "47년간 존속해 온 한국외환은행의 운명에 종지부를 찍을지 여부와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과 책임경영 등을 감독당국과 국민들 앞에서 공개 합의한 2.17 합의를 어떻게 개정할지를 결정함에 있어서 단지 2~3주정도면 충분하다는 발상은 그 진의를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더 이상 노사 협상을 통과의례로 여기지 말고, 진정성 있는 협상으로 외환은행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본 협상에 임해달라"며 "노사간의 교신 등 향후의 모든 협상과정을 감독당국과 근로자,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이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통합 관련 논의를 ▲통합의 타당성 ▲통합의 최적시기와 원칙 ▲통합 시 세부사항(행명, 임원구성 등) ▲통합시 구조조정 여부 ▲근로조건 및 단체협약 준수 ▲징계 및 사법조치 관련 ▲합의서 준수 방안 ▲문구조율 등의 수순을 밟자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