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간 진흙탕 싸움이 극에 치닫고 있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가 최근 '3밴드 LTE-A' 서비스의 '세계최초' 상용화 타이틀과 시장 과열 주도사업자와 관련한 네탓 공방을 펼치고 있다.
이통 3사간 갈등은 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 29일 '3밴드 LTE-A'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했다며, 이를 지난 9일부터 방송 광고로 활용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는 법원에 SK텔레콤의 해당 광고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19일 법정에서 열띤 논쟁을 벌였다.
KT측은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공문을 근거로 SK텔레콤의 '3밴드 LTE-A' 세계최초 상용화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KT가 받은 공문에는 "고객 체험을 목적으로 갤럭시노트4 S-LTE 단말기를 SK텔레콤과 KT에 제공했으며, 고객 판매용은 추후 공급할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공문은 KT와 달랐다. SK텔레콤이 제시한 공문에는 "갤럭시노트4 S-LTE를 SK텔레콤에 한해 공급해 전 세계로 출시했다"고 명시된 것.
결국 법원은 판단을 보류했고, 이통 3사에 22일까지 추가 서면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KT측은 "SK텔레콤의 위법성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 끝까지 재판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 등에도 SK텔레콤의 허위 과장광고에 대한 위법성 판단을 계속 요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KT측은 20일 '진짜 3밴드 LTE-A 세계최초 상용화가 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해 21일부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S-LTE 출시에 맞춰 진짜 '3밴드 LTE-A'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다고 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측이 진짜 3밴드 LTE-A 서비스 상용화를 강조하면서 마치 SK텔레콤은 가짜 상용화인 것처럼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KT측에서 삼성전자로부터 받는 초도물량도 500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아는데 마치 전국 올레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홍보하는 것은 소비자 오인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최초 경쟁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의 장려금 지급 실태 조사와 관련, 이통 3사간 눈치 싸움도 치열하다.
방통위에 따르면 지난 16~18일 이통사가 갤럭시노트4, 아이폰6 등 주요 단말기에 장려금을 최고 50만원까지 상향해 일부 대리점에 내려보낸 사실을 인지하고 실태점검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KT측은 "SK텔레콤이 16일 오후부터 자사 대리점과 판매점을 통해 갤럭시노트4, 아이폰6 등 주요 단말기에 45만원 이상의 고액 리베이트를 지급하며 시장 과열과 혼란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17일에는 방통위의 2차례 강도높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 측이 리베이트를 전체 LTE 단말기 대상에 일괄 47만원 이상으로 올려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16~18일 번호이동 경쟁에서 SK텔레콤은 5391명, LG유플러스는 1032명의 고객을 확보한 반면, KT는 6423명의 고객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이 19일까지 불법 영업을 강행하며 통신시장을 과열시켰고, 그 결과 5391명의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 이번 과열의 주도 사업자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겉으로는 시장 안정을 외치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 영업으로 통신시장을 과열로 몰로 간 SK텔레콤의 이중적인 행위에 대해 규제기관은 사실 조사를 통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