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요구 사항이 담긴 호소문을 21일 판문점을 통해 청와대와 주요기관에 보내왔다. 이날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현 남조선 당국과 상종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중 행보에 미국을 향한 명분쌓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북미 대화를 원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북한에 요구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북한은 오후 4시경 판문점 채널을 통해 전날 북한이 정부, 정당, 단체 연합회의에서 채택한 '호소문'을 연합회의 명의 서한으로 청와대·국회의장·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대한적십자사 등 5개 기관 앞으로 보내왔다.
호소문은 '김정은 신년사 관철'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요구와 남측의 '무모한 체제통일론' 포기·대북전단 살포 저지·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이런 일방적이고 선전적인 주장을 하지 말고 진정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우리의 대화 제의에 조속히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조평통 대변인은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언급하며 "제 땅에서 벌어지는 엄중한 사태하나 제대로 통제 못하는 현 남조선 당국과 상종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비난하고 모독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단호히 징벌한다는 것을 이미 선포한 상태"라며 "삐라 살포 망동으로 얻을 것은 파멸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19일 밤 경기도 파주시 일대에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북전단 10만장을 기습 살포했다.
이러한 북한의 강경한 비난에는 최근 북한을 강하게 제재하려는 미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전제로 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남측에 그 핑계를 돌리려는 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