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등 타 금융권보다 움직임 '미미'해
정부가 금융의 '혁신'을 위해 최근 '핀테크'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타 금융권보다 보험업계의 움직임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5일 업무보고에서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에만 최대 2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어 정부는 오는 6월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핀테크 활성화를 막는 '금산규제'와 '금융실명제' 완화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핀테크란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모바일을 통한 결제·송금·대출, 자산 관리 등 각종 금융 서비스와 관련된 기술을 말한다.
보험업계도 해외에서 핀테크 도입을 통한 효과를 내고 있다.
영국 인슈어더박스(Insurethebox)와 미국 프로그래시브(Progressive)의 경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연계한 자동차보험을 활용해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들은 자동차에 차량운행 기록 장치나 센서를 장착해 운전자의 운전습관과 사고이력을 보험료 산정에 활용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스커버리라이프(Discovery Life)사는 건강 상태를 기록하는 손목 밴드를 활용, 고객의 건강정보를보험료 산정에 이용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친구들끼리 단체로 기존 보험사로부터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자산 600조에 달하는 국내 보험업계의 핀테크 추진은 아직 지지부진하다. 국내 보험사들은 핀테크 역량을 강화 계획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 부재로 인한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보험사들도 핀테크를 활용한 사업을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업계 자체가 극심한 실적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설계사 채널확보가 핀테크 사업추진보다 시급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과 증권은 발빠르게 핀테크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IBK기업은행은 스마트금융부에 태스크포스(TF)를 꾸린 후 핀테크 전략을 수립 중이다. 기업은행은 오는 6월 은행에서 가능한 모든 금융거래를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IBK 원(ONE)뱅크'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오는 4월 중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금융 상담을 받고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스마트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PB 서비스를, 신한은행은 상반기 중 고객의 자택이나 직장에서 직원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주는 시스템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일부 증권사와 다음 카카오가 '증권플러스 for Kakao'란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업계의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개인정보 규제 등 금융 관련 과잉규제를 개선하고 보험업계를 위한 세부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