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혁신성 평가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금융위 제공
신한은행과 부산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가장 혁신을 많이 한 은행으로 꼽혔다. 반면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금융당국의 은행 혁신성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혁신성 우수 은행에 온렌딩 등과 연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임직원 성과급에 '혁신성' 평가 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다.
28일 금융위원회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주재로 '2015년도 제1차 금융혁신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은행 혁신성 평과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처음 실시된 '은행 혁신성 평가'는 은행권 보신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기술금융 확산(40점)과 ▲보수적 금융관행 개선(50점) ▲사회적 책임이행(10점) 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평가 결과 외은지점을 제외한 18개 은행 가운데 신한·우리·하나은행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한은행은 기술금융 확산과 보수적 금융관행 개선, 사회적 책임이행 등 대부분 항목에서 최상위를 기록하며 종합평가에서 82.65점을 획득했다.
이어 우리은행(76.80점), 하나(72.70점), 외환(66점), 농협(63.60점), 국민 (59.40점), SC은행 (49.20점), 씨티 (44.50점) 순이다.
지방은행에서는 부산(79.20점)·대구은행(76.70점)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경남(70.45점)과 광주(61.15점), 전북(59.00점), 수협(52.00점), 제주은행(45.00점)이 뒤를 이었다.
혁신성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은행은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도 낮게 나왔다.
실제 총이익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하나은행이 31.3%로 가장 낮은 반면 일반은행 가운데 꼴찌를 기록한 씨티은행(8위)은 48.4%로 가장 높았다.
부문별로는 신한·우리·부산·경남·대구은행이 '기술금융 확산 분야(TECH)'에서 우수한 실적을 보였다.
창업·신규거래기업 지원 비중은 농협(2위)은행이 크게 차지했으며 무담보·무보증 신용대출 등 신용지원 비중은 외환(1위)과 하나(2위)은행이 강세를 나타냈다.
지방은행 중 1위를 차지한 부산은행은 공급규모(2위)와 기업지원(1위), 신용지원(1위)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모두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투융자 복합금융을 늘리고 관행을 바꾸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등 '보수적인 금융' 관행을 개선하는 분야에서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1~3위를 차지했다.
지방은행은 부산·대구은행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며 경남·광주은행 등도 세부항목에서 상위권으로 나왔다.
서민금융과 일자리 창출,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이행' 분야에서는 농협과 외환, 제주은행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외환은행은 서민금융상품의 취급 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편 금융위는 이번 평가 결과를 온렌딩 등과 연계해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기술금융 우수 은행에 대해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출연료 측면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며, 관계형 여신이나 투융자 부분 우수은행에는 온렌딩 측면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예컨대 혁신성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신한은행의 경우 신보, 기보 출연료가 70억원 가량 삭감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신한은행인 납입한 805억원 규모의 신·기보 출연료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반면 씨티은행과 SC은행은 28억원, 47억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혁신성 평과 결과를 임직원 성과 평가와 연동시켜 내년부터 성과급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이밖에 저축의날은 금융의날로 확대 개편해 금융권 변혁의 계기로 삼기로 했다.
금융위는 또 올 한해 금융혁신위를 중심으로 '금융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현장점검도 강화키로 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융개혁만이 우리 금융과 경제를 살리고 도약시킬 수 있는 정답"이라며 "금융권의 보수적 관행 개선을 위해 은행 혁신성평가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창의적인 금융인이 우대받는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사전규제'를 사후 관리강화로 바꾸고 칸막이 규제도 개혁해 나가는 등 금융이용자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제2단계 금융규제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금융권 공동세미나'같은 금융개혁 주제별 연속 세미나를 통해 금융현장과 소통하는 금융개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융혁신위원회가 금융개혁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 달라"며 "금융이용자의 개혁 체감도 점검 등을 위해 서베이도 정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