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비자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어 8500만원
현대차가 2일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FCEV)의 판매 가격을 확 낮춰 시장의 관심을 끌려하고 있지만 실상 저유가와 충전인프라 미비로 대중들에겐 아직 콘센트카 같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투싼ix 수소차를 기존의 1억50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FCEV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만드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달리는 친환경차다. 주행 중에는 이산화탄소나 배기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고 물만 배출된다.
특히 투싼ix FCEV는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100kW의 연료전지 스택과 100kW의 구동 모터, 24kW의 고전압 배터리, 700기압(bar)의 수소저장 탱크를 탑재했고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시동이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16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12.5초로 내연기관 자동차에 견줄 수 있는 가속과 동력 성능을 갖췄다.
한번 수소를 충전할 경우 주행가능 거리는 415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가 FCEV의 가격을 내린 것은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가격 경쟁력을 높여 국내 수소연료전지차의 대중화를 확산하려는 조치다.
환경부는 지난해까지 지방자치단체가 FCEV를 구입할 경우 6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이번에 현대차가 가격 인하를 결정함에 따라 정부의 보조금 지급 규모도 이에 맞춰 2750만원선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정부의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더라도 차 값이 크게 내리면서 지자체는 5750만원선에서 차를 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은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어 온전히 8500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벽이 높다.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현재 수소차 충전소는 서울 양재동과 서울시 상암동, 경기도 용인 등 전국의 11곳에만 설치돼 있다. 2025년까지 200개 설치가 목표지만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는 수소차를 사더라도 충전소를 찾아 전국을 헤맬 수밖에 없다.
수소를 한번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이며, 충전 비용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2만∼3만원 수준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는 "충전소가 많아야 수소차 판매가 늘고 매출 증대가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며 "정부와 관련 기업들이 공동으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것이 수소차 보급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투싼ix FCEV의 국내 판매량은 광주시 5대를 포함해 10여대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지원 제도와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보조금 제도를 마련해 대당 200만∼300만 엔의 보조금(지방 정부 별도)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 관공서의 공용차로 수소연료전지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수소 충전소도 올해 100기에서 2025년까지 1000기, 2030년까지는 3000기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약 670만 엔(약 6217만원)에 출시된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4인승 세단)가 출시 한달 만에 애초 판매 목표(400대)의 4배에 육박하는 1500대가 계약된 것도 경쟁력있는 가격뿐만 아니라 수소 인프라가 뒷받침됐기때문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