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여자친구 (왼쪽부터) 예린, 신비, 소원,은하, 유주, 엄지. /쏘스뮤직
이제 데뷔한 지 갓 보름을 넘긴 6인조 신인 걸그룹 '여자친구'는 국내 최장수 남성 아이돌 그룹 신화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S.E.S·핑클·베이비복스·원더걸스·소녀시대 등 수많은 걸그룹 선배들을 두고 신화를 롤모델로 꼽은 이유에 대해 "신화 선배님들처럼 꾸준히 사랑받으며 따로 또 같이 함께 하고 싶다"며 "10년이 지나도 저희 6명이 함께 했으면 한다. 또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콘서트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걸그룹 여자친구는 지난달 25일 SBS '인기가요' 800회 특집에서 평소 존경하던 선배 그룹 신화를 만났다. /쏘스뮤직
◆ 모두의 여자친구가 될래요
팀명 여자친구는 누군가의 애인이 아닌 좋은 친구처럼 친근하게 옆에서 음악 하는 그룹이 되자는 의미에서 지었다. 같은 반 친구나 옆집 소녀처럼 친근한 느낌이 이들의 가장 큰 매력이다. 데뷔곡 '유리구슬' 역시 꿈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연습생 시절 여러 선배 가수들의 노래와 안무로 연습해봤는데, 저희는 아무리 섹시한 척 하려고 해도 애쓴다는 느낌뿐이었어요(웃음). 주위에서도 뭘 해도 귀엽게만 보이니 섹시 콘셉트는 하지 말라고 하던걸요. 억지로 어떤 느낌을 추구하기 보단 저희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드릴게요." (소원)
모든 아이돌 그룹에게 필수 코스처럼 여겨지는 연습생 생활은 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리더 소원의 연습생 기간은 5년으로 그의 인생 4분의 1이나 차지하는 긴 시간이다. 나머지 멤버들 역시 평균 2~3년의 시간을 가수 데뷔에 투자했다.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어요. 안정적인 길을 가길 바라셨거든요. 하지만 예고에 진학한 뒤로는 응원해주고 계시죠" (예린)
"가수가 되고 싶단 생각보단 그저 춤과 노래를 좋아는 아이였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예고에 진학했는데, 운이 좋게도 예비 소집일 날 캐스팅 돼 오디션을 보게 됐죠." (엄지)
멤버 신비는 어린 시절 '춤 신동'으로 SBS '스타킹', '진실게임'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걸그룹 여자친구 (왼쪽부터) 소원, 은하, 신비, 엄지, 예린, 유주. /쏘스뮤직
◆ 유리구슬처럼 맑고 투명한 그들
이들의 평균 나이는 19세로 한창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다. 가수로 활동하며 놓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터.
"학교 끝나고 연습실로 바로 가야하니까 친구들이랑 놀고 떡볶이 먹는 걸 하지 못했어요. 친구들도 제가 바쁜 걸 아니까 물어보지도 않았죠. 서운해서 '왜 나는 안 불렀느냐'고 하면 '넌 어차피 못 가잖아'라고 하더군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소원)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자친구는 앞다퉈 족발, 치킨, 떡볶이 등을 꼽았다.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자세만큼은 진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돌 가수는 노래 실력이 부족하다'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는 말에 그 자리에서 수록곡 '하얀마음'을 아카펠라로 선보였다. 맑고 청량한 목소리가 인터뷰 장소에 울려 퍼졌다.
"작사·작곡에 관심이 많아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언젠간 여자친구 앨범에 제가 만든 노래를 싣고 싶어요. 얼마전 어머니 생신에 직접 노래를 만들었는데, 은하가 화음을 넣어줬어요." (유주)
데뷔한지 이제 겨우 보름이지만 온라인에서 반응이 좋다는 말에 은하는 "휴대전화도 없어서 지금 반응이 어떤지 전혀 모르겠다"며 "첫 무대도 얼떨떨한 상태로 해서 우리가 데뷔한 게 맞는지 아직도 실감 안 난다"고 말했다.
꿈만 같았던 가수의 꿈을 이룬 지금 이들의 목표는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 출연하는 것이다. 꿈치고는 소박하다는 말에 이들은 "사실 신인상을 받고 싶다. 불러만 주신다면 어떤 시상식이든 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