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금융환경 변화와 기업 여신 부실화에 대비한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섰다.
모뉴엘 사태와 동부건설 법정관리, 대한전선 분식회계 등 기업 구조조정과 부실화에 대한 방어책을 마련하는 한편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 하겠다는 방침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산업별로 위험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산업위기 예측시스템(이하 WBS)에 대한 발명특허를 취득했다.
이는 4,500개가 넘는 각종 산업지표와 업종별 여신데이터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세부업종별로 산업위험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신한은행은 WBS 도입을 통해 외부환경 변화와 산업별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대응전략을 적시에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산업의 주요지표 중 제품 가격이나 시장지표가 급격히 변화할 경우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업종별 여신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적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WBS는 분석하는 산업의 회복 여부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 해당 업종에 대한 다양하고 유연한 포트폴리오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한다"며 "산업위기 예측시스템을 통해 신한은행의 위기 대응능력이 한 단계 진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KDB산업은행은 장기·중기·단기의 금융지수로 구성된 '기업금융 조기경보 모형'을 개발하고 기업금융 시장과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또 금융지수를 토대로 분기마다 기업금융 조기경보 리포트도 발간할 예정이다. 거시경제·금융환경 변화와 기업여신의 부실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장기금융지수는 주가와 주택가격, 민간신용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데 사용되며, 중기 금융지수는 실질 총기업대출 증가율을 토대로 기업금융의 과열 여부를 진단하게 된다.
KDB기업금융안정지수(K-CFSI)는 ▲경기선행지수 ▲BSI ▲CD 및 회사채 금리 ▲기업신용·GDP ▲대출 태도 등 6개 변수를 기반으로 기업여신 부실화 가능성을 측정한다.
이해용 산업은행 심사평가부문 부행장은 "통합산은이 시장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KDB 조사부가 개발한 모형을 통해 기업금융 시장의 과열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기업신용의 공급을 선제적이고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신심사센터를 확충하는 곳도 있다.
농협은행은 중소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심사조직과 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는 수도권지역에 이미 설치된 2개의 여신심사센터 외에 경기와 인천 서부 공단지역 내 심사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017년까지 중소기업 여신심사인력 5000명과 중소기업 여신 심사전문역 1300명을 양성할 예정"이라며 "현재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가동중인 '산업정보시스템'이외에도 여신심사 시스템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