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시장에서 포스코의 주식가치가 연신 하락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64)이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사들이며 미래가치를 어필하고 있지만, 떨어지는 회사가치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4일 종가기준 포스코 주가는 2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권 회장 취임 후 최고가를 찍은 36만3500원(지난해 9월 12일)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권 회장은 올해 들어 포스코 주식 370주를 1억여원에 장내 매수했다.
2012년 이후 매년 포스코 주식을 매입해온 권 회장은 현재 162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권 회장이 자사주가 저평가됐다는 메시지를 직접 드러내며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랭한 실정이다.
해외 계열사들의 적자와 구조조정 등 해결해야 될 문제가 산적한 와중에 취임 1년이 돼가도록 그가 보여준 영향력이 크지 않은 탓이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권 회장이 이끈 포스코는 나름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철광석, 철스크랩 등 주요 원자제의 가격 하락으로 생산 원가가 낮아지고 환율은 상승해 실적개선 효과를 본 덕분이라는 풀이다.
하지만 국내 경쟁사인 현대제철과 영업실적을 비교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대제철이 자신 있게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할 만큼 영업이익 증가폭에서 포스코를 압도한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별도실적으로 매출액 29조2189억원에 영업이익 2조3500억원을 올렸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4.3% 줄고, 영업이익은 6.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8%로 전년 대비 0.7%p 올랐다.
반면 현대제철은 매출액 16조329억원에 영업이익 1조4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25.12% 늘고, 영업이익은 100.95% 급증한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9%로 전년 대비 3.4%p 상승했다.
규모는 절반 수준이지만 영업이익 증가와 이익률 상승폭으로 볼 때 포스코보다 훨씬 내실 있는 사업을 꾸린 셈이다.
이같은 권오준호의 실적부진은 위상하락으로 이어졌다.
2013년까지 시가총액 순위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이어 3위를 지켰던 포스코는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와 한국전력에 밀려 5위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우, 현대모비스, 네이버에 자리를 내주며 8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포스코는 신용등급이 한국기업평가로부터 20년 만에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국내 철강산업의 올해 전망은 부정적"이라며 "주요 전방산업인 건설업 및 조선업의 수요 회복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중국산 철강재의 수출입 시장에서의 영향 확대와 대규모 투자에 기인한 국내 철강재 공급과잉 지속 등 비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 철강내수 성장 둔화, 과잉설비, 불투명한 구조조정 실현가능성을 고려할 때 수출입시장에서 중국 철강재 위협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올해도 수요기반 및 제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등급차별화는 이어질 것이다. 철강시장 구조 재편으로 업계 전반의 시장경쟁력 변화가 유발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라는 전속시장을 보유한 현대제철이 최대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