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우).
끝이 안보이는 내수 불황 속에 화장품 업계 맞수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다스의 손'으로 평가받는 서경배(52)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차석용(62) LG생활건강 부회장 효과에 요우커(중화권 관광객) 에 힘입은 면세점 매출과 해외 사업 호조가 화장품 계열사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주요 계열사인 브랜드숍은 해외 투자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 "면세점· 중국 등 해외, 일등공신"
아모레퍼시픽은 처음으로 '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화장품 계열사 매출은 4조 4678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23.3%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638억원으로 44.2%나 늘었다.
국내 화장품 사업은 면세 채널이 이끌었다. 면세 매출은 7030억원을 기록하며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설화수, 헤라에 이어 아이오페를 추가로 입점시키면서 면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중국인 고객 수가 20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도 8325억원을 달성, 전년 보다 무려 52.8%가 뛰었다. 아시아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졌으며 중국에서만 467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히트 브랜드인 설화수는 국내외 합한 매출이 8000억원에 육박하며 '1조 메가 브랜드' 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역시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서경배 회장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12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의 3배에 달하는 목표치에 따라 올해 설화수, 마몽드 등 5대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비중이 2013년도 17.6%에서 지난해 21.5%로 늘었다"며 "국내도 면세 채널과 아리따움이 성장하면서 좋은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전 채널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화장품 사업은 매출 1조9560억원, 영업이익 2724억원을 달성, 각각 17.7%, 16.8%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매 분기마다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차석용 효과'라는 말이 따라붙고 있다.
후, 숨, 빌리프 등 프레스티지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60.9%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해외에서 화장품 매출은 3991억원을 기록했으며 중국에서만 매출이 143% 성장했다. 면세점 채널은 매출 비중이 15.3%로 2013년(5.9%) 보다 2.5배 가량 늘었다.
향후 주요 브랜드의 운영 품목수를 늘리는 한편 온라인 사업 기반을 구축을 통해 중국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 이니스프리 성장…에뛰드·더페이스샵 숨 고르기
한편, 브랜드숍은 해외 투자에 따라 실적이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이 6000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와 에뛰드가 각각 4567억원, 306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이니스프리가 앞섰다. 54%나 성장하면서 76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더페이스샵이 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내려갔고 에뛰드는 56억원으로 79%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브랜드 재정비 차원에서 진행했던 중국 등 해외 투자가 원인이 됐다는 것이 양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에뛰드는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해외 에이전트와 거래 축소로 수출이 감소했다.더페이스샵도 중국에 합자법인을 설립하면서 초기 투자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조인트벤처로 전환하고 직영매장을 확대해왔다.
양사는 올해도 포화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중국 등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지난해 매출 615억원을 올려 가장 볼륨이 크기 때문에 올해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올해 태국에 첫 매장을 열며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