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 과대주장 유감" vs 삼성 "유죄판결 불구 결백주장 유감"
전자업계 라이벌인 삼성과 LG가 소송을 거듭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가 그 동안 기술경쟁을 통해 성장하며 현재의 위치에 오르긴 했으나 최근 몇년간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사이의 기술 유출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사건은 지난 2012년 5월 삼성의 OLED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이 기소되면서 양사간의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정부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으나 좀처럼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3년여 동안 소모적인 다툼이 이어졌다.
수원지법은 이날 기술 유출 혐의로 기소된 삼성디스플레이 전 연구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LG디스플레이 임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3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머지 7명과 LG디스플레이 법인 및 협력업체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입장자료를 통해 "이번 판결로 기술유출 혐의와 관련해 조직적인 공모를 했다는 경쟁사의 주장에 대해 결백함이 입증됐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피해규모가 5년간 30조원에 이른다고 과대 주장을 하면서 자사와 자사 경영진이 조직적으로 범죄에 가담했다는 등의 무리한 주장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는 "범죄 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LG디스플레이가 결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법원 판결을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심히 유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행사 직전 벌어진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논란은 삼성전자가 당시 베를린 시내 가전 양판점에서 LG전자 조성진 HA사업본부 사장과 세탁기 담당 임원들이 자사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했다며 국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으로 지난해 말 LG전자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으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5'를 앞두고 조 사장의 출국금지 조치까지 취해지면서 양사간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 법조계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변호인은 지난달 말 접촉해 사건 해결을 위해 의견을 교환했으나 합의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 사이에 이런 분쟁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8월에는 삼성전자가 자사와 LG전자의 냉장고 용량을 실험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양사는 수백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벌이다 법원의 중재로 1년만에 갈등을 마무리했다. 2013년에는 삼성전자가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라는 광고를 내보내면서 LG전자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소모적인 공방이 지속되면서 업계에서는 국내를 대표하는 두 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최근의 세탁기 파손 논란의 경우 주요 외신에서 비중 있게 다루면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삼성의 특허소송과 같이 양사간의 경쟁이 브랜드를 알리는 노이즈마케팅이 된 경우도 종종 있으나 최근 삼성과 LG간의 신경전은 서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며 "어느 한쪽이 승소하더라도 결국은 서로의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만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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