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규제 시행을 앞두고 SK와 SK C&C가 합병할 것이라는 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최근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에 성공했다.
지분 매각 성공으로 이들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보유 지분(29.99%)이 30%를 밑돌면서 오는 14일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그룹 중 대주주 일가 지분이 상장 3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에 이를 규제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SK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 C&C로 쏠리고 있다.
SK그룹은 SK C&C가 지주사인 SK를 지배하고 SK가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SK C&C의 지분을 43.6% 보유하고 있으며 SK C&C의 SK 지분율은 31.8%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SK C&C의 그룹 내부 거래액은 지난 2013년 기준 954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1.5%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SK그룹도 현대차그룹처럼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30% 아래로 낮추거나 내부 거래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지분 매각보다는 SK C&C가 내부 거래 비중을 줄이면서 결국 SK와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SK C&C가 일단 외부 매출을 키우는 사업을 해서 내부 거래 비중을 낮추다가 결국 SK와 합병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합병 대상과 시가총액 차이가 커서 합병보다는 지분 매각을 택했지만 SK C&C는 시가총액 등을 고려했을 때 합병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최 회장이 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다는 점도 합병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최 회장은 SK C&C 지분을 32.9% 보유하고 있지만 SK 지분율은 0.02%(1만주)로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1만1695주)보다도 작다.
SK C&C와 SK가 합병(현 주가 기준)하면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0.1%로 안정적으로 바뀌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 지분율(30%)에 거의 다다른다는 이점이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의 지배 구조 안정을 위해 양사의 합병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합병을 통해 옥상옥의 경영구도를 바꾸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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