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화평법·화관법 파고 어떻게 넘나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왼쪽)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또 다른 장애물에 직면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는 지난해 저유가와 중국 저가 석화제품 대량생산으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냈다.
올해부터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까지 두 기업의 앞길을 막고 있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화학안전체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화평법과 화관법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이들 법률은 화학물질에 대한 인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환경오염 배출 시설의 전문기술심사를 까다롭게 요구해 산업계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LG화학·롯데케미칼, 지난해 쉽지 않았다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3723억원으로 2013년 4분기보다 4.8% 줄었다. 영업이익은 231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6.8%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22조5778억원과 1조3108억원을 기록해 각각 2.4%, 24.8% 줄었다.
지난 10년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던 롯데케미칼 역시 유가급락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액 14조8590억원, 영업이익 35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 28.1% 감소한 수치다. 저유가로 제품가격은 떨어지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도 급락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업계와 공동대응 "화학물질 공동 등록 협의체 참여"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달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화평법'과 '화관법'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경영환경을 더욱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을 비롯해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등은 실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고 옥시란, 벤젠 등 사용 빈도가 높은 화학물질을 공동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 협의체를 통해 기업들은 공동으로 해당 물질을 시험하고 평가해서 등록하게 된다. 또 취급 물질에 따른 비용 분담이나 유해성 자료 공유도 이뤄진다.
LG화학 관계자는 "화평법·화관법이 기업차원에서 새롭게 뭔가를 준비해야 하는 법은 아니다"면서 "석유화학협회 차원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식물성 플라스틱 소재에 주목"
롯데케미칼은 '바이오플라스틱 원스톱 융합공정기술 개발'사업을 통하여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중 하나인 고내열성 폴리유산(PLA·Poly Lactic Acid) 생산사업을 추진한다.
PLA는 100% 식물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소재로 160도에서도 형태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케미칼은 PLA를 이용한 친환경 IT 제품, 생분해 포장재 등 다양한 제품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PLA 생산은 아직 실험단계"라며 "대량 생산에 성공할 경우 신설된 환경규제로 인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