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저가 담배 출시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 가운데 담배 업계는 아직 구체적인 제의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값을 인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저가담배 출시를 검토하는 것은 담뱃세 인상으로 국민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정책 취지와 맞지 않으며, 담뱃세 인상으로 악화된 설 민심을 달래고 내년 총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꼼수로 지적되고 있다.
20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저가 담배 출시와 관련해 공식적인 제의를 받은 적이 없으며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도 않고 있다.
KT&G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제의를 받은 적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면서 "아직 저가 담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것은 없다"고 말했다.
외산 담배제조사인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 JTI코리아 등도 "특별한 입장은 아직 없으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올해 초 담배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저가 담배'를 검토해 볼 것을 당 정책위에 지시했다고 전한 바 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전병헌 최고위원이 저소득층을 위해 직접 말아 피우는 봉초담배 등 저가담배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치권의 이같은 저가 담배 출시 이야기에 대해 담뱃값 인상이 '꼼수 증세'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민증세라는 공세를 피하기 위해 국민 건강을 명문으로 내세워 놓고는 노인들을 위한 저가 담배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과 담배소비자협회 정경수 고문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나이든 노인들은 담배 피우고 빨리 죽으란 얘기냐"며 여야의 움직임을 비판했다.
주명룡 회장은 "담배가격 인상은 저소득층을 위해서라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도 얘기했는데, 이걸 다시 피우게 하는 것은 얘기가 안 맞는다. 결국은 설 앞두고 표를 좀 몰아와라’하는 얕은 수가 아닌가라고 들린다"며 "국민건강을 거론하며 담뱃값을 올리고 또 즉시 내린다는 것은 참 정책혼란을 계속 보여주는 좋지 않은 정책이고, 헛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정경수 고문도 "(저가담배 정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민건강이 아니라 결과적으론 돈이 필요해서 올렸다고, 자신들의 입으로 증언한 것 밖에 안된다"며 "되지도 않는 얘기를 끄집어내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내년 총선에 표를 얻기 위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