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새 국면 접어든 '세탁기 논란'
LG, IFA서 벌어진 사건 당시 CCTV 공개
삼성, "통상적 테스트라는 것은 억지 주장"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공개한 사건 당시 CCTV 동영상 캡처,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이의 세탁기 파손 논란이 잠시 진정되는가 싶더니 당시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은 더욱 확전 양상을 띄고 있다. LG전자는 CCTV를 공개하면서 통상적인 제품 테스트였다고 말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자사에 유리하게 편집된 영상을 공개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논란은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IFA 2014'에서 시내 매장에 진열돼 있던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세탁기의 도어 연결부를 부순 혐의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 혐의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지난 15일 재물손괴 등 혐의로 조 사장을 비롯해 조모 세탁기연구소장 상무, 전모 전무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LG전자가 "삼성전자 임직원이 증거물인 세탁기를 파손해 증거를 조작했다"며 맞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 했다.
검찰의 이런 움직임에 조 사장은 사건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하며 논란의 반전을 노렸다. 그는 "해당 가전제품 판매점에는 나와 함께 출장을 갔던 일행들은 물론 수많은 일반인들도 함께 있었고 바로 옆에서 삼성전자의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만일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면 무엇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날 자사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를 통해 "세계 어느 가전회사도 매장에 진열된 경쟁사 제품으로 성능 테스트를 하지는 않는다"면서 "성능 테스트를 위한 통상적 과정이라는 LG전자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려면 제품을 구매해 실험실에서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며 "더구나 출시된 지 3개월이 지난 제품을 테스트한다는 것은 억지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말 양사의 합의까지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의 CCTV 공개로 더욱 더 심각해진 상황이다. 이번 논란은 양사 모두 건전한 기술 경쟁을 바라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양사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면서 쉽게 마무리 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