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오늘 본회의 처리…반부패 '시대정신' 태풍 불까
여야가 김영란법을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극적 합의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척결 활동에 태풍이 세차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2012년 8월16일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첫 제정안을 내놓은 이후 929일째 되는 이날 마지막 관문인 본회의 처리에 합의했다. 정부안이 2013년 8월 국회에 제출된 지 1년 6개월만이다.
이에 앞서 여야는 2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제정안 가운데 위헌 소지가 있는 일부 쟁점조항에 대한 협상을 최종 타결지었다.
담당 상임위인 정무위를 통과한 김영란법은 이날 여야가 일부 수정에 합의한 내용을 반영, 3일 법사위를 거친 뒤 오후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리면 합의점을 근거로 정의화 국회의장에 의한 본회의 직권상정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날 어떻게든 김영란법 입법을 끝마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위헌 가능성 제기 등의 요소에도 불구하고 법안 내용 합의문에 도장을 찍은 것은 반부패와 청렴이라는 사회적 '시대정신'을 거스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김영란법 입법 과정에서 여야가 입법을 막는 모습으로 비치거나 김영란법 처리가 또다시 지연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국민적 반정서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합의한 김영란법의 핵심은 대가성과 관련 없이 공직자의 금품수수를 엄벌하는 데 있다.
공직자가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해 금품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과 관계없이 형사처벌토록 한 것이다.
이로써 과거 각종 금품이나 향응을 받고도 직무와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갔던 '스폰서 검사' 등 공직자의 부패 행위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또한, 공직자의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으면 공직자가 처벌받게 된다.
여야는 법 적용을 받는 공직자의 가족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정무위안의 '민법상 가족'에서 공직자의 배우자로만 한정했다.
민법상 가족은 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혈족, 형제자매,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배우자의 직계혈족·배우자의 형제자매 등이다. 이들을 모두 포함하면 적용대상이 지나치게 방대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배우자로 축소한 것이다.
그러나 과거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자들의 자녀나 형제자매 등이 각종 뇌물수수에 연루된 전례 등에 비춰 가족의 범위를 지나치게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법적용 대상도 국회와 법원, 중앙행정기관을 비롯한 공직자와 공공기관, 공직 유관단체, 국공립 학교를 비롯해 당초 정부안에 없었던 언론사와 사립학교 및 사립유치원 종사자 등까지 전방위적으로 포함됐다.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에게 인사, 인허가, 입찰, 계약 등 법령과 기준 등을 위반하거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게 하는 등 총 15개 항의 청탁·알선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따라 위헌·과잉입법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법적용 대상에 공직자는 물론 언론사와 사립학교 및 사립유치원 종사자 등도 모두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방송사업자, 신문사업자, 잡지 등 정기간행물사업자, 뉴스통신사업자 및 인터넷신문사업자 등 언론사도 포함돼 언론자유 침해 우려도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처벌 대상의 행위나 그 적용대상자가 너무 넓어 검찰이나 경찰이 공직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검·경 공화국 조성법'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직무관련성과 관련한 기준을 놓고도 해석의 논란을 낳을 가능성도 있다.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 전반의 청렴 문화 조성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지만, 박근혜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경제활성화에는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는 이와 같은 미흡점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의 출발에 의미를 두고 있다. 아울러 시행착오 등을 거치면서 개정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