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8년 차 포털사이트 나이 삭제…"공개 연애하는 용기 부러워요"
배우 김현주가 데뷔 18년 동안 스캔들이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부단히 노력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종영된 KBS2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도 결혼 적령기를 넘긴 워커홀릭 차강심으로 분했다.
"깊이 연애할 기회가 없었어요. 소개팅도 거의 안 했죠. 앉아서 뭐하는 건가 싶어요. 자연스럽게 만나 알아가다 사랑하는 걸 좋아하죠. 결혼과 연애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거 같아요. 때로는 정말 외로워서 결혼 하고 싶을 때도 있죠. 그러다가도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면 답답해요. 아직까지는 부정적으로 보는 거 같아요. 셀프 디스인 거 같은데 제가 여자로서 매력 없나 봐요. (웃음)"
공개 연애 중인 스타들의 용기를 부러워했다.
"제가 좋아하는 정도와 상대방이 좋아하는 게 항상 달랐던 거 같아요. 사랑을 할 때도 이성적이에요. 최선을 다해 몰입한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에겐 차다는 소리를 많이 듣죠. 두려움 없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뜨거운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공개 연애를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공개할 수 있는 용기가 부럽더라고요. 제가 데뷔했을 때만 해도 무조건 숨겨야 하는 일이었고 그런 자세가 익숙하죠. 가장 친한 친구 앞에서도 내색한 적이 없었어요."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당시 18년 동안 자신을 응원한 팬클럽을 언급했다.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초창기 팬들은 사회인이 돼 친구처럼 지내고 있죠. 팬과 인생을 함께 하는 느낌이라 짠하기도 해요. 제가 잘 이끌어왔나 봐요. (웃음) 팬 카페가 유일한 소통 창구예요. 인터넷 기사엔 안 예쁜 사진이 걸릴 수도 있고 댓글이 기분 나쁠 수도 있잖아요. 팬 카페에 가면 예쁜 거 위주로 올리니까 저는 그걸 봐요. 팬 카페를 매일 들어가서 댓글을 남기려고 노력합니다."
드라마 '인순이는 예쁘다'(2007)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했다. 그는 "마음의 병이 생겼다"고 당시 상황을 추억했다.
"제 얼굴이 이상하게 생긴 거 같아서 카메라 앞에 설 자신이 없었어요. 심리 치료에 좋다고 해서 꽃꽂이도 배웠죠. 은퇴할 생각까지 했었어요. 데뷔 때부터 정체성을 모른 채 일만 했죠. 돌이켜보면 감사한 일인데 그때는 불만이 많았고 스트레스가 쌓이니까 성격이 날카로워졌어요. '유리구두'(2002) 이후 쉬기로 했죠. 근데 막상 시간이 주어지니까 내가 없어진 거 같더라고요. 지금도 제가 어떤 배우인지, 대중이 저한테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젠 제가 만족하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그게 연기에도 편안하게 녹아날 거 같아요."
포털 사이트에서 나이를 지운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입증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얼마 전 '가족끼리 왜이래' 팀과 제주도 여행을 갔어요. 20대 배우들과 사진을 찍으니까 스태프들이 '아직 괜찮네'라고 했죠. 그래서 제가 '그럼 (작품에) 나를 써요'라고 말했어요. 20대 남자 배우와 연기하는 게 의외로 괜찮을 거 같더라고요. (웃음) 올해 작품을 하나 더 하고 싶어요. 어린 친구들과 밝은 분위기가 나는 걸로요. 어떻게 변신할 지는 모르겠어요. 착한 캐릭터만 선호하지 않거든요. 일탈을 꿈꾸지만 기본적으로 제 성향이 단정한가 봐요. 배우로서 걸림돌이 되기도 하죠. 좀 놀아볼까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