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크루팅 day'에서 충남지역 예비지원자들이 우리은행 인사관계자로부터 취업특강을 듣고 있다./우리은행 제공
본격적인 채용 시즌이 개막하면서 금융권에도 인재 영입에 시동이 걸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권 전체 채용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500~600명 가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과 통합, 구조조정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다만 기업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는 채용 인원을 2배 확대하는 한편 전국 대학을 순회하며 신규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권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탈스펙' 바람이다. 영어 성적이나 출신 학교, 학점 등 소위 '스펙'보다 지원자들의 성장 가능성과 창의성, 인문학적 소양을 심사하겠다는 의미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40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더 늘어난 규모로 기업은행은 3월 중 상반기 채용공고를 내 약 200여명을 뽑을 예정이다.
앞서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 채용 인원인 220명보다 훨씬 늘린 400명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과제가 일자리 창출인데, 기업은행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채용 또한 학력과 연령 등에 제한 없이 열린 채용으로 진행된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 2013년부터 4분간 자신의 강점과 잠재력 등을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는 '당신을 보여주세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열정과 역량만을 평가하겠다는 것.
'자기 PR' 전형으로 참신하고 적합한 홍보를 한 지원자에게는 서류전형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대구은행은 상반기 7급 일반행원 65명(고졸 20명, 대졸 45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지원자는 10일까지 서류를 접수하면 된다. 이후 간이면접, 필기시험, 실무자면접, 최종면접 등의 순으로 진행돼 내달 22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대구은행은 또 보훈대상자 15명을 별도로 채용해 국가 유공자 등을 우대키로 했다.
기술보증기금은 올해 여성인력과 이공계 인력 채용을 확대키로 했다.
김한철 기보 이사장은 "올해 여성·박사급이공계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각종 지원제도를 통해 여성이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문화를 함께 조성해 나가겠다"며 "채용은 전년도와 비슷한 40명 내외의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력·성별·연령에 제한 없는 은행권의 채용 전형 변화에 경쟁률은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우리은행 개인금융서비스직군 신입행원 공채 서류전형에는 전국 8000여명이 몰려 약 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두 150명을 선발하는 이번 공채는 이광구 은행장이 직접 관심을 갖고 '스펙보다는 바른인성과 적극적인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채용'을 주문함에 따라 채용시 학력과 전공, 연령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신상에 결격사유가 없으면 모두가 지원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개인금융서비스직군 공채시 평균 40대 1의 수준에서 이번에는 54대 1로 경쟁률이 높아졌다"며 "CEO의 인사원칙과 함께 새롭게 도입한 'We크루팅'제도도 한 몫했다"고 평가했다.
'We크루팅'은 전국을 순회하며 예비지원자에게 은행의 인재상과 전형방법을 직접 설명하고 현장면접을 통해 우수인재를 사전에 발굴하는 새로운 채용방식이다.
그간 서울과 용인, 대전, 부산 등 4개 도시에서 열린 'We크루팅 day'에는 1000여명의 예비지원자들이 몰려 취업특강과 현장면접을 봤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지방인재 발굴을 위해 지역전문가 제도를 운영, 해당지역의 고등학교나 대학교 출신을 우대하고 있다.
이밖에 NH농협은행은 현재 채용 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지난해(상반기 100명)와 비슷한 규모를 채용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상반기에 신입 직원을 뽑지 않는 대신 하반기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다. 작년 국민은행은 290명을 선발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통합 작업 지연으로 아직 채용 계획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 이후 양행 통합작업에 제동이 걸리며 인력 배치와 신규 채용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180여명을 신규채용했으며, 외환은행은 하반기에 84명을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