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은커녕 민간확대 요구한 김영란
언론·사립학교 등 민간확대 위헌심판에 단호한 반대 입장
핵심인 이해충돌방지규정 제외 지적…"반쪽법안에 그쳐"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위헌 논란이 일고 있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금지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의 생각을 간추리자면 김영란법은 위헌은커녕 반쪽자리 법안에 그쳤다는 평가다. 김 전 위원장은 오히려 김영란법을 민간 영역으로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사회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다.
◆ "언론사·사립학교 적용 위헌 아니다"
김 전 위원장은 통과된 법의 적용대상이 공직자 외 언론사와 사립학교 직원 등으로 확대된 것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반부패 문제의 혁신을 위해선 가장 먼저 공직분야가 솔선수범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민간 분야의 부패척결도 매우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우선 공직분야의 변화를 추진하고 그 다음 단계로 민간 분야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직자 부분이 2년 넘게 공론화과정을 거친데 비해 민간 분야에 대하여는 적용범위와 속도·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하게 확대된 면이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헌법의 평등권 침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공공성이 특히 강한 분야에 확대를 시도한 것이서 평등권의 문제는 아니라"고 일축했다. 과잉입법과 비례의 원칙 위반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국민의 69.8% 지지'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반박했다.
◆ "이해충돌방지규정 제외로 반쪽법안 그쳐"
김 전 위원장의 원안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부정청탁금지, 금품 등 수수금지, 공직자이해충돌방지다. 하지만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서는 공직자이해충돌방지가 제외됐다. 김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해충돌조항은 반부패정책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함께 시행해야할 것임에도 일부만 통과했다"며 "가장 비중이 큰 이해충돌 조항이 빠진 것은 반쪽 법안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형이 판사인데 동생이 그 재판장에서 변호사로 재판하게 되는 경우 그런 걸 피하자는 취지의 제도가 있다"며 이해충돌조항은 행정에서 같은 취지를 살리자는 것이라고 했다.
◆ 직무관련성 요구 조항에는 "의문"
원안에서는 100만원 초과, 이하를 불문하고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이나 과태료를 처분하도록 했다. 하지만 통과된 법은 100만원 초과 수수시에는 직무관련성을 요구하지 않고 100만원이하에만 직무관련성을 요구한다. 김 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현행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는 행위를 김영란법에 의해서는 과태료만 부과하겠다는 것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선출직 공직자들의 민원전달을 예외로 규정
원안에서는 없던 내용으로, 통과된 법은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이 제3자의 고충민원 전달은 예외로 규정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고충민원이라 하더라도 내용적으로는 이권 및 인사청탁 등의 부정청탁이 포함될 수 있어 선출직 공무원들의 브로커화 현상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앞으로 해석상 돌파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로만 한정
원안에서는 가족의 개념을 배우자·직계혈족·형제자매·생계를 같이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배우자의 직계혈족·배우자의 형제자매로 규정했다. 하지만 통과된 법은 배우자로만 한정지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전직 대통령들의 자녀들·형님들이 문제되었던 사례를 돌이켜보면 규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 원안에서는 가족 금품수수시에도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신고대상으로 하였으나 통과된 법에서는 가족 금품 수수시에는 직무관련성을 요구하여 범위가 축소하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