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3NO' 사드 공론화 반대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바 없다'
청와대는 11일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지도부가 마크 리퍼트 미 대사 피격사건 이후 사드 배치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로 인해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우리 정부의 입장은 '3NO'라고 표현한다"며 "노 리퀘스트(no request), 노 컨설테이션(no consultation), 노 디시젼(no decision)으로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바 없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하지만 여당내에서 사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사드 문제에 침묵해 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사드 공론화가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사드 시스템의 일부인 고성능 레이더가 중국의 감시용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4일 방한한 중국 창완취안(常萬全) 국방부장이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임에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을 정도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도 이 같은 중국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사드 배치를 두고 "한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번복한 바 있다. 우리 국방부도 사드와 관련해서는 '전략적인 모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미 양국의 이 같은 태도는 모두 중국의 반발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청와대는 미국과의 군사동맹 관계와 교역규모 1위인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우리 측은 사드 배치 논의를 최대한 피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는 것이 현재로는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의원총회 뿐만 아니라 오는 15일 예정된 당·정·청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사드 배치 문제를 의제로 꺼내들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청와대 정무특보로 지명된 윤상현 의원 등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비박계 지도부의 사드 배치 공론화 움직임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계파 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엿보여 논란이 더욱 가열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