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연 1%대로 떨어지면서 예금과 펀드 등 소비자들의 재테크 전략도 변화될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00%에서 1.75%로 인하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2월(2.0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1%대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리인하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소비자는 예·적금 이자 생활자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 정기예금의 기본금리까지 연1%대로 내리면 은행의 예·적금만으로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15.4%의 이자소득세를 감안하면 예·적금 상품에 넣어둔 자금에서 나오는 이자만으로 생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중은행부터 새마을금고, 신협,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눈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제2금융권의 경우 일반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데다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혜택과 안정성까지 함께 얻을 수 있다.
통장 역시 정기예금 금리와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개설하는 것이 대안이 된다. 또 인터넷뱅킹 예·적금이나 펀드 전용 상품을 활용한다면 0.1∼0.3%포인트의 우대금리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급여이체나 관리비 자동이체 등으로 은행 수수료 면제 혜택도 챙길 수 있다.
이밖에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재테크도 하나의 방법이다.
증시가 수년째 박스권 흐름을 보이는데다가 금리까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안전'과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대박'보다 '중박'에 집중하는 것이다.
실제 특정종목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과 연계한 '주가지수연동형 상품'의 경우 만기시 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 손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주식 투자 보다 원금손실 위험은 낮고, 수익률은 연 5% 중반에서 6% 초반 수준으로 예금 이자보다 높다.
이 때문에 주가지수연동형 상품이나 기업어음(CP), 적립식 펀드 등 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상품 위주로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짠 뒤 경기흐름을 보며 투자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다만 원금 보장 여부와 손실발생 조건, 중도 환급 시 패널티 등은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한편 이번 금리 인하로 대출을 빌리는 소비자나 주택시장, 건설, IT, 증권 업종은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택 매매 거래 역시 취득 비용이 감소하면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여지가 많아졌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로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과 환율 추가 상승(원화가치 하락)이 예상된다"며 "금리 민감도가 높은 건설, 증권과 더불어 평균 환율 상승에 따른 IT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기준 금리 인하가) 한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근 불거진 디플레이션 우려를 차단하는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은의 0.25%p의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부양 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오히려 가계부채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