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음(30)은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부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자이언트'(2010) '내 마음이 들리니'(2011) '골든 타임'(2012)에 출연했고 '비밀'(2013)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지난해 '끝없는 사랑'과 올해 MBC 드라마 '킬미힐미'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기계적으로 연기한 적 없었어요. 그런데 '킬미힐미'를 하면서 처음으로 느꼈죠. 기계라기보다는 굳이 감정을 잡지 않았는데 울고 있더라고요. '몸이 기억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혼란스러웠어요. '하이킥' 때만 해도 눈물 연기를 못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코믹이 어려워요. 호흡이 빠르고 대사가 완벽히 숙지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하이킥' 때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킬미힐미'를 하면 저의 또 다른 모습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아서 '내가 고갈됐나' 싶기도 했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어요."
그룹 슈가로 데뷔했다. 배우로 전향한 후 끊임없이 연기하면서 슬럼프를 두 번 겪었다고 고백했다.
"제 인생에서 슬럼프는 2번 있었어요. 정말 힘들었던 한 번은 슈가 시절이요. 첫 실수였고 두 번째는 '골든 타임' 때입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슈가, 골든타임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줬어요. 사람은 고생해야 하나 봐요. 지금의 제가 슈가 시절 황정음을 만난 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현재 만족스럽지 않아도 즐기려고 하는 마음이 필요하죠. 슈가 멤버들에겐 미안할 때도 있는데 그 친구들도 이해해요. 저희 사이 좋습니다. (웃음)"
배우 지성과 '비밀' 이후 2년 만에 재회했다. 실제로 10살, 8살 터울 오빠가 있는 황정음은 "오빠 하나를 더 얻었다"며 지성과의 연기 호흡을 만족해했다.
"지성은 결혼하고 더 여유 있어졌어요. 함께 연기하면 감정을 많이 주고 받죠. 지성의 연기를 보면서 사람의 영역을 넘어선 거 같았어요. 저라면 못 했을 거예요. 다만 5년이 지나 내공 생기면 다중 인격을 해보고 싶어요. 지성과 또 작품 하는 건 좋지만 바로 하고 싶진 않아요. 4년 후 저도 결혼했을 때 할래요. 오빠는 유부남이잖아요. (웃음) 저는 33세~34세 즈음에 결혼할 생각이에요. 파트너는 모르죠. 34살 즈음 옆에 있는 남자와 결혼할거예요. 김용준과 할래요. (웃음)"
지성의 비중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황정음은 '킬미힐미'를 통해 중국을 얻었다.
"역할마다 정해진 크기가 있다고 봐요. 경험을 통해 알게 됐죠. 장면마다 의도가 있는데 누군가가 욕심을 내면 그 의도가 틀어지고 작품에 영향을 줘요. 결국 저 스스로에게 안 좋아지는 거잖아요. '비밀' 때 많이 느꼈죠. '킬미힐미'는 지성의 작품인 걸 알고 시작했어요. 제가 얻을 건 '중국'이었죠. (웃음) 중국 투자가 있는 작품이거든요. 구체적으로 뭘 얻었는지는 아직 비밀입니다. 근데 제가 보기와 달리 계산적이에요. 다이어리에 이 드라마에 들어 가야 하는 이유와 들어가는 않는 이유가 적혀있죠. 지성의 연기를 이겨서 작품이 풍성해 진다면 욕심을 냈을 거예요. 그런데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감독이 저를 오리진으로 캐스팅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역할에만 충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