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분양권 프리미엄 최대 7000만원
"상암동 대체주거지역인데 너무 올라" 우려도
10월 입주가 예정돼 있는 서울시 서대문구 가좌동 가재울 뉴타운 4구역에 훈풍이 불고 있다.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라는 평으로 미분양의 늪에서 허덕이던 이 곳이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를 이어 받는 모습이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대문구 미분양 아파트는 156가구다. 이 중 105가구가 DMC 가재울 4구역에서 나온 물량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지역은 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을 맡았고 지난 2013년 7월 청약을 시작으로 분양에 돌입했다. 총 4300가구 규모로 조합원 분양을 제외한 1550가구가 일반분양됐다. 17일 현재 기준으로 미분양 물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재울 뉴타운 지역은 '제2의 여의도'로 불리는 상암동의 대체주거지역으로 주목 받았다. 또 인근에 합정역 등 홍대상권으로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분양 실적은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해 대규모 브랜드 단지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그래봐야 상암·마포 대체지역이라는 것이다. 상암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미 말도 안되게 가격이 올라 더 오르길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상암동처럼 기업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마포처럼 상권이 발달한 것도 아닌데, 이들 지역에 근접하다는 것 빼고는 장점이 없다. 자체적으로 오르기 보다는 상암동 아파트 가격에 따라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와 달리 최근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이 곳 아파트 분양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용면적 84㎡ 기준 일반 분양권은 5억5000만원, 조합원 분양권은 5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최초 분양가가 최저 4억8000만원 선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일반 분양에서 최대 7000만원이 올랐고 조합원 물량까지 합치면 1억원까지도 차이를 보인 것이다.
남가좌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9월부터 서서히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다"며 "상암동보다 약 1억원 낮게 매매가가 형성돼 있고 내 집 장만을 염두에 둔 사람들이 많다보니 요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격 오름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지역에는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보다 실제로 살 집을 찾는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이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입지에 비해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평이다. 금리인하와 전세난으로 내 집 마련 여건이 좋아진 시장 상황 때문이지 가재울 뉴타운 지역 자체가 좋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가재울 뉴타운은 지역의 미래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청사진이 아직은 부족한 느낌"이라며 "상암동을 대신 할 주거지역이라는 말은 결국 자족기능을 갖추지 못한 베드 타운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형성된 가격은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