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성향으로 조직 신망 두터워…저금리 지속으로 NIM 하락 등 불안요소 산재
국내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의 새 수장인 조용병(사진) 행장이 공식 취임했다. 조 행장은 중도 성향으로 최근 불거진 라응찬·신상훈 라인 갈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의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 점 등은 불안요소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1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본점에서 정기주추종회를 열고 조 신임 행장을 공식 선임했다. 이어 조 행장은 3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입 업무에 들어갔다.
중도적인 성향인 조 행장은 최근 재차 불거진 라응찬·신상훈 라인 갈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서진원 행장의 연임이 유력시됐다. 하지만 서 행장이 건강악화로 연임이 무산되면서 지난 2010년 '신한사태'를 몰고온 라응찬 전 지주회장과 신상훈 전 지주회장 라인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차기 행장 후보로 점춰졌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김형진 지주 부사장은 신한사태 당시 사측을 대변하는 구실을 맡아 대표적인 '라응찬 라인'이다.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은 '신상훈 라인'으로 분류된다.
반면 조 행장은 이들 라인에 속하지 않는 유일한 행장 후보였다. 내부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조용병號의 숙제도 산적하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은행의 수익 90%가량을 차지하는 대출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예대마진(NIM, 순이자마진)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7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35.28% 감소한 1833억5000만원을 보였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57.4% 급감한 것.
조 행장이 수장이던 신한BNP파리바에서의 실적 부진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신한BNP파리바는 조 행장이 사장으로 취임한 후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신한BNP파리바 2012년 회계기준(2012년 4월~2013년 3월) 영업익 422억원, 당기순익 31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3년 회계기준(2013년 4월~12월)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297억원, 225억원에 불과했다. 결산기준 변경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실적이다. 지난해 영업익과 당기순익도 각각 369억원과 294억원에 불과하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조용병 신임 행장이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운 점, 해외 영업 전문가인 점은 앞으로 신한은행을 이끄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도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수익성이 창출과 금감원의 고객계좌 불법조회 검사결과 등 난제도 상당해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