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용·수익성 따지는 것은 당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업체인지"
올 초부터 시공사와 조합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시공업체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새로운 건설사가 오는 28일 결정된다. 공사비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한 GS건설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합 측 관계자는 "그동안 적극적이었던 대우건설은 공사비를 가장 적게 낸 곳이 GS건설인 것으로 알려지자 급격히 소극적으로 변했다"고 귀뜸했다.
고덕주공6단지 재개발 조합은 지난 2010년 174% 무상지분율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두산건설을 시공업체로 선정한 바 있다. 수익악화를 우려현 건설사가 확정지분제를 도급제로 변경할 것을 조합 측에 요구하며 갈등을 빚었다.
무상지분율은 재건축사업에서 시공사가 대지지분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의 면적을 추가부담금 없이 조합원들에게 줄 수 있는 비율을 말하는데 수익률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터무니 없이 높은 수치였다"며 "장기간 진행되는 사업이니 만큼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합은 지난해 8월 열린 총회에서 두산건설과의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같은 해 12월 조합은 시공자 재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가져 지난 2월 1차 입찰을 진행했으나 대우건설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 이달 다시 진행된 2차 입찰에는 건설사 3곳이 참여해 이 가운데 한 곳이 재건축 시공권을 가져가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입찰에 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이 참여했고 GS건설이 공사비는 물론 그 외 제시한 조건들이 가장 좋았다"며 "경쟁력 있는 공사비도 중요하지만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업체인지도 고려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 일부 주민들은 두산건설이 새로 제시한 무상지분율 130%를 지지하고 나서며 조합장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두산건설은 계약해지가 완료된 상태라 어떤 조건을 내걸어도 이번 입찰에서는 제외될 것"이라며 "집회를 하든 총회를 하든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시 성북구 보문 2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는 SK건설이 새로 시공권을 따냈다. 지난 21일 재개발조합은 시공자 선정 및 정기총회 자리에서 이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계약해지를 결의하고 SK건설을 새 시공자로 선정했다. 현장설명회에서는 건설사 9군데가 관심을 보였지만 입찰에는 한화건설과 SK건설이 참여했다.
지난 2008년 11월 조합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결정된 대우건설은 사업성을 두고 그간 조합과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측 관계자는 "작년 초부터 사업비 지원이 지연돼 왔다.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회사를 찾고 싶었다"며 "한참 진행 중인 사업이니 앞으로 무탈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시공사인지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재개발은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사업이다. 조합과 해당 건설사 간 이견 차를 좁혀가는 게 관건"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자재 등 공사비가 오르고 금융비용 등이 발생해 사업비용은 당초 계획보다 증가하기 마련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진행 중 조합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시공사가 바뀌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보문 2구역 재개발은 이미 조합원 분양이 끝난 상태고 4월 중 감정평가에 들어 간다. 조합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관리처분인가를 받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