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둘러싸인 철강업계…조강생산량 18개월만에 최저
2월 조업일수 줄고 수요부진에 설비 정비만
철강업계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건설·조선 등 수요 부진이 심각한 데다 중국의 철강재가 저가로 수입돼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지난달 업계의 조강생산량은 18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25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월 한국의 조강생산량은 509만7000t으로 집계돼 2014년 2월(533만4000t)보다 4.4% 감소했다. 2013년 8월 489만4000t을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달 대비로 보면 작년 12월 586만1000t을 기록한 이후 1월 578만t으로 줄었고 2월엔 500만t 선을 겨우 유지하는 등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2월엔 통상 설 연휴가 있어 산업계의 조업일수가 줄지만, 고로(용광로)는 휴일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철강업계의 생산량 감소가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으로 보긴 어렵다.
한국보다 긴 춘제 연휴를 즐기는 중국의 2월 조강생산량은 6503만t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아시아권의 주요 철강생산국 중에서는 한국 외에 일본이 소폭(-0.2%)의 감소세를 보였을 뿐 중국과 인도, 대만 등은 모두 증가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겨울철이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수요가 부진해지자 업체들이 설비(전기로)의 가동을 멈추고 정비를 실시하는 등 가동률 조절에 들어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업계는 이미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철강 설비를 무분별하게 증설한 중국 업계가 내수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저가에 수출하면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했다.
최근엔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포스코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심리적인 위축까지 더해져 업계의 위기의식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