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이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지점 확장 등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지방은행들은 본토를 벗어나 다른 지역에 지점을 세우는 등 지역 기반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M&A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사명 변경·지역대표 금융 자리매김
현재 대표적인 지방 3대 금융지주는 부산 지역에 연고를 둔 BS금융과 대구 지역의 DGB금융, 전북의 JB금융지주가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부산과 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BS금융이다.
지난해 경남은행을 인수한 BS금융은 부산은행과 캐피탈, 증권, 저축은행을 갖춘 명실 상부한 중대형 금융지주사로 재도약했다. 자산 규모는 47조원에서 84조원으로 증가했고 은행 영업 기반은 경남과 울산으로 확대됐다.
"(외환은행이) 이대로 가다간 부산은행에 순이익이 역전될 수 있다"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우려가 뜬구름이 아닌 것이다.
해외 금융네트워크에도 손을 뻗고 있다. 성세환 BS금융 회장은 이달 초 인도로 해외 순방을 다녀왔다.
성 회장은 인도 정부와 금융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BS금융을 알리고, 서남아시아시장에서의 진출방향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최근에는 'BNK금융지주'로 사명도 변경했다. 김일수 BS금융 전략재무본부장은 "BNK금융은 지역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은행의 지점 확대와 다각화 행보는 비단 부산은행뿐만이 아니다.
작년 광주은행을 인수한 JB금융지주는 전북과 전남, 광주를 모두 아우르는 자산 35조원의 명실 상부한 호남 대표 금융그룹으로 탄생했다.
현재 광주와 전남 지역의 대출 시장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전북 지역(25조원) 보다 1.5배가 더 크다. 아울러 광주은행이 24.4%의 시장 점유율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전북과 전남, 광주 지역에서의 브랜드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
DGB금융 역시 지역 내에서 높은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원화 대출 기준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는 부산 은행의 지역 내 M/S 20%대를 훌쩍 뛰어 넘는 수준으로 높은 고객 로열티를 보여준다.
◆ 영업기반 확장 초석…"경기도 진출 허용"
타 지역에 본점을 두고 있는 지방은행의 진출 폭도 확대된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개 시중·지방은행 실무진들과 '금요회'를 열고 "지방은행들이 영업구역에 경기도를 추가하는 정관변경을 신고하면 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 정관상 영업구역에 경기도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제약이 많다는 은행권의 지적에 따른 조치다.
그동안 지방은행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해 본점 소재지와 서울, 6대 광역지자체에서만 지점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금융위의 이번 결정으로 지방은행들은 지역적 한계에서 한발 더 벗어나게 됐다.
일각에서는 외형 확대에 따른 건전성 문제와 지역 기반의 한계를 극복할 차별화 여부 등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일단 지방은행의 전망을 밝게 점치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방은행의 경쟁구도가 재편되고 있다"며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매각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부분적으로 지역 간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각각 56.79%를 인수한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그 수혜를 입었다"며 "지방은행의 가장 큰 약점은 영업 측면에서의 지역적 한계로 은행 간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BS금융과 JB금융 모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통합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수된 기업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면서 독립성을 보장하는 면이 인상적으로 높은 수준의 PMI(인수 후 통합)가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은행업종은 공적기능 강화 가능성과 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기존의 거래범위(trading range)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분기부터 M&A 통한 이익 개선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지방은행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