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묘수 '한라비스테온공조'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사진)이 인수한 한라비스테온공조가 친환경 자동차 수요 증가와 함께 한국타이어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은 정체된 타이어시장을 넘어설 신성장동력을 찾기위해 KT렌탈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시도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6조6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1998년 이후 16년간 지속된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친환경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늘며 자동차 에어컨 시스템인 공조 시스템에 대한 관심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친환경차는 완성차 시장의 블루오션이다. 2008년 전체 자동차 판매의 0.7%(48만대)에 불과했던 친환경 자동차 수요는 2014년 2.2%(187만5000대)까지 늘었다. 자동차 관련 예측기관들(IHS Automotive, LMC Automotive 등)은 공통적으로 2020년이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 중 적어도 6%(600만대) 이상은 친환경차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친환경차는 고전압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냉각시스템이 주행거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가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연비가 약 30%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공조 기술은 전기차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
한라비스테온은 2014년 기준 글로벌공조시장 점유율 13.1%, 국내공조시장의 52.5%를 차지하는 알짜 공조 기업이다.
중국 저가 타이어 업체의 빠른 성장으로 기업 확장 기회가 막힌 한국타이어가 자동차 관련 신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친환경 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공조 부문에서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며 "친환경차 시대가 도래할 경우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 확대정책도 조 사장에겐 호재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전체 매출의 42.6%(2014년 3분기 누적 기준)를 차지한다. 친환경차 라인업을 2020년까지 22종으로 확대하겠다는 현대차의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영업이익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지난해 12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총 3조9000억원을 들여 미국 비스테온으로부터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했다. 양사의 한라비스테온 지분은 69.99%로 한국타이어는 이 중 19.49%를, 한앤컴퍼니는 50%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가 보유지분을 팔 때 우선적으로 경영권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고 있어 조 사장의 지분은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