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26)은 영화 '친구2'(2013) '기술자들'(2014) '스물'(2015)을 통해 흥행력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느와르부터 액션, 코믹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그는 원톱 주연에 욕심낼 법하지만 "분량을 생각했으면 '스물'에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주인공을 해야 해'라는 욕심이 전혀 없습니다. '기술자들'에도 출연했지만 분량은 저한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배우로서 좋은 작품에 참여를 하는 것뿐이죠. 차기작도 드라마, 영화 구분하지 않고 보고 있죠. 다양한 장르를 했지만 의도적으로 출연한 적은 없어요. 그동안 센 역할을 많이 했고 사람들은 '이젠 그만 해야 한다'고 했죠. 그렇다고 처음부터 센 이미지의 캐릭터를 배제하고 싶지 않아요. 작품만 좋다면 더 강렬한 것도 할 수 있어요. '스물'도 일정에 무리가 있었지만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하고 싶었죠. 만약 다른 배우가 치호 역을 소화하는 걸 봤다면 후회했을 거 같아요."
'스물'(감독 이병헌)은 갓 스무 살이 된 세 청춘의 이야기다. 김우빈은 섹드립을 즐기는 치호 역을 맡았다. 특히 치호의 명대사는 "너의 엉덩이에 내 XX를 비비고 싶어"다. 노골적이지만 관객은 폭소한다.
"난감했던 대사가 정말 많았죠. 가장 많은 경우의 수를 갖고 촬영한 건 '엉덩이' 대사였어요. 감독에게 준비한 걸 다 할 테니까 골라달라고 했어요. 귀여운 버전, 변태 같은 버전 등 많았습니다. (웃음) 12세 등급은 아예 포기했고요. 15세를 받기 위해 대사 수위를 낮추기도 했죠. 근데 실제로 남자들은 영화에서처럼 섹드립을 즐기지 않아요. 여자들도 야한 얘기를 한다면서요? 그 정도 수준일 겁니다. (웃음)"
영화 '스물' 강하늘·김우빈·이준호(왼쪽부터).
강하늘·2PM 이준호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이준호 팬들의 함성에 큰 힘을 얻었다.
"함께 개봉 무대 인사를 다니면서 이준호 팬들을 봤는데 공연을 보러 다니는 분들이다 보니 발성 자체가 다르더라고요. 처음으로 소리에 몸이 밀려나는 기분을 느꼈어요. 제 팬들이 주는 힘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죠. 제 팬은 배려심이 정말 많아요. 제가 열심히 일 하게 끔 도와주는 원동력이죠. 부모님 다음으로 가장 생각나는 사람들이에요. '상속자들'(2013) 이후엔 누나 팬들이 생겼어요. 저를 향한 각별한 애정이 느껴져서 든든해요. 가족처럼 언제나 제 편일 것 같거든요."
투어를 하면서 아시아 팬을 만난다. 출연했던 작품의 명장면을 따라하는 이벤트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스물'에선 어떤 장면을 재현할 지 망설였다.
"드라마는 연기니까 하는 건데 팬미팅에서 재현하는 건 정말 오그라들어요. 특히 팬미팅을 담당하는 작가는 유독 일상 생활에선 안 할 법한 대사만 시켜요. '스물'로는 할 게 없죠. 했다가는 소송 걸릴 지도 몰라요. (웃음) 치호의 대사는 평소에 쓸 수 있는 게 없잖아요. 무대인사를 다니면서 가장 우려된 부분은 문제의 '그 대사'였어요. 학생들이 따라할까봐 항상 죄책감에 시달려요. 특히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보러 오는 친구들이 눈에 밟힙니다. 부모님들이 잘 지도해주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