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7일 산업은행이 자사 신임 사장으로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추천한 데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외부인사 추천은 노동조합과 5만 구성원들의 요구 무시한 행위"라며 "산업은행은 내부인사를 선임하지 않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전날 간부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향후 세부적인 투쟁일정을 이날 오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대우조선 노조 입장 전문이다.
정치권 눈치 보기로 직무를 유기하면서 대우조선 사장을 선임하지 못해 매출 15조원의 건실한 대우조선해양을 좌초의 위기로 내몰았던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영속적 발전과 구성원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요구했던 올바른 인사검증을 거친 내부인사 선임이라는 노동조합의 명확한 요구를 끝내 묵살하며 어제(6일) 벼락치기로 외부인사인 정성립 전 대우조선 사장을 추천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을 좌초시키다 못해 파국으로 내몰고 있다.
노동조합은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과 관련하여 정치권 개입을 반대하고 조선산업의 물정을 모르거나 내부의 정상적인 인사시스템에서 벗어난 정치권 등 낙하산 외부인사를 선임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노동조합의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며 노동조합과 구성원의 반발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끝내 노동조합이 외부인사라 규정한 정성립 전 사장 추천이라는 강수를 둔 것에 대해 대우조선을 향한 산업은행의 불순한 의도에 대해 노동조합은 분노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STX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 2013년 정성립 사장을 손수 내정하고도 아직 경영이 정상화 되지 못했음에도 굳이 대우조선으로 자리를 옮기게 하는 것은 혼란에 빠진 대우조선을 위해 STX조선은 경영 정상화가 되지 않고 죽어도 된다는 생각인지, 아니면 그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굳이 정성립 사장이 대우조선 사장으로 와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산업은행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은 어제(6일) 긴급 지도부 회의를 열고 산업은행이 정성립 전 사장을 대우조선 사장으로 추천한 것과 관련해 현대중공업과 같은 희망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을 시도하려는 의도와 함께 대우조선 매각을 앞두고 산업은행의 충실한 대변인의 역할에 적합한 사람을 선정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또한 산업은행으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할 수밖에 없는 STX조선을 과거 부도난 대한조선을 대우조선에 떠 넘기 듯 대우조선을 등에 업고 손쉽게 정리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삼우중공업, 대한조선 등 산업은행이 떠안은 부실기업을 처리하는 청소부 역할로 대우조선해양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노동조합은 의문스럽다.
한편 노동조합은 사장후보로 언론에 거론되었던 내부인사들을 고재호 현 사장이 사전에 정리해 내부인사 부재 상태를 만든 것과 관련해서도 산업은행이 이를 묵인해 주면서 인사 혁신의 무게보다는 내부인사 부재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외부 인사를 끌어오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었나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노동조합은 산업은행이 의도적으로 대우조선 사장선임을 지연시켜 대우조선 내부의 분란을 조장하고 이를 빌미로 적임자가 없다는 얄팍한 이유를 들어 내부인사를 사장으로 추천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분명 산업은행의 또 다른 꼼수가 있는 것이라 판단하며 산업은행은 언론에 거론되었던 내부인사가 왜 어떤 이유로 적합한 인물이 아니고 정성립 사장을 추천할 수밖에 없었는지 노동조합에 해명해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은 수차례 상경투쟁과 기자회견, 산업은행에 보낸 공식 업무연락을 통해서 밝혔듯이 그 어떠한 외부인사에 대한 영입은 분명히 반대함을 다시 한 번 밝히며 대우조선을 국가 경제 발전과 지역경제발전, 그리고 5만 구성원들의 삶의 터전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의 대상으로, 정치권 등 개인의 이속의 희생물로 삼는 것에는 분명히 반대하며 산업은행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노동조합은 산업은행이 이번 정성립 사장 추천을 통해 고재호 현 사장을 대우조선 대표이사로 인정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이상 노사관계를 대표하는 대표자로서의 권한은 이미 상실된 것이라 판단하고 고재호 현 사장과는 5월부터 있을 2015년 단체교섭을 진행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노동조합은 산업은행이 지금이라도 올바른 인사검증으로 참신하고 검증된 내부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촉구하며 STX조선의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는 정성립 사장은 그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지난 2006년 정성립 사장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위해 과감히 물러났듯이 열정을 가지고 대우조선을 이끌어 가고 있는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사장으로 낙인찍히기 보다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대우조선해양을 책임질 수 있는 사장이 선임될 수 있도록 전임 사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주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