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영화

[스타인터뷰] '장수상회' 윤여정 "아픔·아쉬움 있어도 즐기며 살아야죠"

배우 윤여정./라운드테이블(김민주)



흔히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생각이 굳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윤여정(67)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에게는 나이나 세월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는 유연함이 있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감독들에게도 "나는 감독의 도구니까 내 나이는 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자신을 '대(大)배우'가 아닌 '노(老)배우'라고 눙칠 수 있는 여유에 그 유연함이 있다.

최근 주연을 맡았던 영화 '돈의 맛'과 '고령화가족'에서 윤여정은 중년을 넘어선 나이에도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당당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가 관객의 뇌리에 남았다. 그러나 오는 9일 개봉하는 '장수상회'(감독 강제규)에서는 앞선 작품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꽃집을 운영하는 소녀 같은 할머니 금님이다.

영화 '장수상회'./CJ엔터테인먼트



한국 상업영화에서는 흔치 않은 노인 중심의 영화다. 윤여정은 "사명감 같은 걸 갖고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늙으면 기우가 많아지잖아요. 나는 늘 반신반의하는 사람이라 반가움 반 걱정 반이었어요. 박근형 선생님과 나의 황혼의 로맨스를 누가 궁금해 할까 싶기도 해요(웃음). 하지만 이 영화가 잘 돼 이런 종류의 작품이 많이 나오면 좋은 일이 되겠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영화는 무뚝뚝한 성격의 70대 노인 성칠(박근형)이 앞집에 이사 온 꽃집 여인 금님을 만나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사랑을 그린다. 영화 후반부에는 성칠과 금님,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비밀을 통해 뜻밖의 감동도 함께 선사한다. 금님은 반전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배우 윤여정./라운드테이블(김민주)



"시나리오 읽을 때 처음에는 좀 오그라들기도 했어요. 금님이 왜 성칠에게 접근하는지 알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다 읽고 나서는 나를 설득할 수 있었어요. 영화가 '황혼의 로맨스'로 소개되고 있지만 나는 이 영화를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어요. 금님을 보통 사람처럼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라고 봤거든요."

평소 꽃무늬 옷이나 분홍색 옷은 입지 않는다는 윤여정은 이번 영화에서 화사한 톤의 의상을 입고 부드러운 매력을 펼쳐 보였다. 성칠과 금님의 놀이공원 데이트 신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금님의 소녀다운 면모를 잘 보여준다. "놀이기구 타는 거요? 그거 정말 힘들었어요. 금님은 놀이기구 타는 게 좋다고 하지만 저는 안 좋았거든요. 그 장면은 정말 '연기'였어요(웃음)."

영화에 대한 아쉬움도 없지는 않다. 금님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연기한 복잡한 감정들이 반전의 극대화를 위해 편집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윤여정은 강제규 감독의 디렉션을 큰 불만없이 따랐다. "이제는 스펀지처럼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라는 여유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배우 윤여정./라운드테이블(김민주)



윤여정은 "사람들은 배우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냥 '다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라고 특별히 무언가를 누려야 한다는 생각도 없어요. 연기할 때는 나에게 맡겨진 일이니까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뿐이에요." 젊은 시절에는 열등감을 원동력으로 삼아 연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연기를 있는 그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다.

"지금 저는 연기를 즐기는 단계에요. 나이 60이 넘은 뒤부터 일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거든요. 그래서 두 가지 룰을 정했어요. 지난번에 한 역할은 안 할 것, 그리고 작품이 들어오는 순서대로 할 것이요. 버킷리스트 같은 것도 없어요. 지금까지 살아본 경험에 의하면 아프지 않고 아쉽지 않은 인생은 없거든요. 그래서 내 일을 즐기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지금 제 인생은 보너스와도 같아요(웃음)."

배우 윤여정./라운드테이블(김민주)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