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바에서 밴드 36.536.5℃와 함께 신곡 '말하는 개' 발표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열창하고 있다. 사진/손진영기자 son@
'자유인' 최민수가 노래하는 세상
자작곡 '말하는 개' 10분만에 뚝딱 만들어
배우 최민수(53)가 세상에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해 노래한다.
지난해 자신이 만든 노래들을 담은 정규앨범을 발표한 바 있는 최민수는 배우가 아닌 가수로서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트라이브바에서 '말하는 개'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날 사회는 가수 김장훈이 맡았고, 최민수는 밴드 36.5℃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최민수는 '말하는 개'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제작비는 자장면 1그릇, 볶음밥 2그릇정도 들었다"고 밝혔다.
'뮤지션' 최민수는 돈을 벌기 위해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음악을 하는 이유는 하나다. 세상을 음악으로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대중가요도 물론 좋지만 매 순간 느끼는 감정들을 운율과 선율로 표현하는 것도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닥에 굴러다니는 깡통 같은 삶이라도 그 안에 희망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땅 위에 누워야지만 하늘을 볼 수 있는 게 삶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갑자기 닥쳐온 뜻 모를 이유나 현상들을 다 잊어버리고 다시 한 번 이 세상을 믿어봐라. 그래도 세상은 네게 커다란 선물이니까, 승리와 패배 등 이분법적인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지 말라고 (노래로) 얘기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사회를 맡은 가수 김장훈과 최민수. 사진/손진영기자
김장훈은 "최민수 형은 배우인데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편견을 가졌다"며 "하지만 음악에 대한 형의 태도와 노래를 들어보니 뮤지션이란 걸 알게 됐다. 이제 뮤지션 대 뮤지션으로서 형의 노래가 사람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이어 최민수에게 노래가 좋은 지 연기가 좋은 지 짓궂은 질문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최민수는 "난 내가 좋다"는 아리송한 답변을 내놨다.
'말하는 개'에 대해 최민수는 "사실 김장훈에게 주려고 쓴 곡이다. 아무 생각 없이 10분 만에 만들었다. 세상을 정공법으로 살면 피곤하니까 나만의 해학적인 방법으로 살아보자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민수는 배우 혹은 가수로 정의내릴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에 가까웠다. 행사 식순과 상관없이 원하는 노래를 불렀고, 김장훈의 말이 길어지자 담배를 피우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최민수의 행동을 비난하는 사람은 없었다. 50대의 나이에도 세상의 틀에 스스로를 맞추지 않는 자유인 최민수의 음악을 끝으로 쇼케이스는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