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던 백화점이 자존심을 버리고 버렸다. 정기세일 기간에 파격 세일 행사도 모자라 출장 세일까지 진행하며 부진한 실적 만회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10일부터 12일, 17일부터 19일 서울 컨벤션센터 세텍(SETEC) 제3전시관에서 초대형 쇼핑박람회를 진행한다. 블랙 쇼핑데이로 이름 붙여진 이 행사는 장기불황을 겪는 협력사들의 재고 소진을 돕는 게 목적이다. 무엇보다 콧대 높은 고급 백화점이 외부 전시장까지 빌려 대규모 세일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생활가전·식품·해외명품·잡화·골프 상품 관련 협력사 300여 곳이 참여하고 150억원 어치 상품이 초특가로 판매된다. 행사장인 세텍 제3전시관은 3300㎡(1000평)로 통상적인 쇼핑박람회 행사장의 3배 규모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과다한 재고로 힘들어하는 협력사들이 단기간에 대량 재고를 소진할 수 있도록 '초대형 출장 판매'라는 신개념의 행사"라면서 "다양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살 수 있어 고객에게도 탁월한 쇼핑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10일부터 무역센터점, 목동점 등 주요 점포에서 상품군별 대형 행사를 진행한다. 최근 저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봄 시즌 상품들의 원활한 재고 소진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하게 됐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목동점은 10일부터 12일까지 대행사장에서 LF 종합 대전을 열어 마에스트로·닥스·일꼬르소 등 남성 브랜드뿐 아니라 질스튜어트 헤지스 등 여성 브랜드와 잡화까지 LF에서 운영중인 총 10여 개 브랜드의 봄·여름 의류를 최대 50% 할인하는 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무역센터점은 10일부터 16일까지 총 60억원 규모의 프리미엄 골프 대전을 진행한다. 압구정본점은 10일부터 16일까지 해외 유명 패션브랜드의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선보이는 릴레이 행사를 진행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이 급한 백화점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할인 행사를 진행하지만 잦은 할인 판매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단기간의 매출에는 상승효과를 보겠지만 소비자의 가격 저항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