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의 금호산업·금호고속 인수에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박 회장과 임원들이 금호산업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고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박 회장이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금호그룹 임직원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을 속칭 '누르기 방식'으로 매도 주문해 주가를 고의적으로 낮췄다는 의혹이다.
금호산업 주식 2300주를 보유한 강모씨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박 회장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리조트·금호타이어 임원 20여명을 이달 초 고소했다. 사건은 최근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배당됐다.
강씨는 "올해 2월26일 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자 원일우 금호산업 사장(3000주)과 금호건설 부사장·상무(각각 2000주)가 일제히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얻었지만 다음날 신세계의 인수의향서 철회 후 금호산업 주가는 13.3% 급락했다"며 미공개정보 이용 및 주가 조작을 의심했다.
강씨는 "피고소인들은 금호산업의 주가를 부양해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를 위해 주가 시세를 조정해 주주들의 재산에 손해를 가했다"며 배임 혐의를 주장했다.
하지만 강씨는 금호 임원들이 2014년 11월∼올해 2월 주식을 매도한 리스트를 자료로 제출했을 뿐, 주가조작의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의 피소에 대해 "현재 조사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피소로 금호고속 인수에 대한 기조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인수전에는 호반건설 등 5개사가 입찰적격자로 선정됐으며 이달 28일 본 입찰이 예정돼 있다. 박 회장은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