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무려 5면 분량 기사 엠바고…엠바고의 의미는?
경향신문 무려 5면 분량 기사 엠바고…엠바고의 의미는?
경향신문과 세계일보가 지면 기사에 엠바고를 걸면서 엠바고의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3년 4·24 재선거를 앞두고 서울에서 승용차에 '비타500 박스'를 싣고 이완구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전달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다고 경향신문이 15일 오전 단독 보도했다.
이 보도는 전날부터 엠바고로 처리됐다. 이에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는 이들 언론사가 내건 엠바고와 그 의미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엠바고란 원래 한 나라가 상대편 나라의 항구에 상업용 선박이 드나드는 것을 금지하도록 법으로 명령하는 것을 뜻했다.
최근에는 엠바고가 경제적, 언론적 의미 등 2가지 의미로 쓰인다.
우선 경제적 의미란 한 국가가 다른 특정 국가에 대한 금융거래, 투자 등의 통상을 금지하는 조치다.
대표적으로 1941년 7월 중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에게 미국이 만주를 제외한 중국 본토에서 철군할 것을 요구했지만 일본이 이를 거부하자 석유 엠바고를 선언했다.
미국이 일본에 내건 엠바고 덕분에 일본이 대미개전을 하게 만든 한 요인이 되었으며 5개월 뒤에는 태평양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경제적 의미가 언론쪽에도 전해지게 됐다. 뉴스 엠바고(News Embargo) 또는 프레스 엠바고(Press Embargo)라고도 하지만 통상적으로 엠바고라고 간단하게 쓴다. 특정 뉴스의 보도를 특정 시점까지 제한하자는 취재원-기자 사이 약속을 이른다.
쉽게 말하자면 취재는 하되 정해진 기간까지는 보도를 유보하기로 하는 것이다.
엠바고의 취지는 수립 중인 정부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 초래되는 혼선을 방지하자는 것과 전문적인 자료에 대한 보도를 나름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자는 것이다.
엠바고가 지켜지지 않으면 종종 큰 분쟁 혹은 망신거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 2003년 '해리 포터' 작가 조앤 롤링이 뉴욕데일리를 상대로 1억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해리 포터'가 일제히 서점에 풀리기 사흘 앞서 이 신문이 책의 구체적 줄거리를 싣는 바람에 저작권과 책 판매에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에는 세계적 과학전문지 '사이언스'가 세계에 설정한 엠바고를 국내의 한 일간지가 하루 앞서 깨뜨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제적 망신거리라며 해당 매체를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