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수사 초읽기 몰렸나?
비타500 돈박스 이어 23번 만난 것 인정, 운전사 증언 등
홍준표 지사의 1억원 수뢰 보도 이후 이번엔 이완구 총리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현금 3,000만 원을 넣은 비타500 박스를 직접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온데 이어 이 총리가 성 회장을 23번 만난 것 또한 직접 인정했다. 게다가 이 총리의 운전기사와 성 회장 최측근인 경남기업 박상무의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재·보선 당시 이 총리 캠프에서 활동한 한 운동원은 언론을 통해 "2013년 4월 4일 부여선거사무소에서 성 회장의 수행비서를 직접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수행비서가 성 씨의 직함을 '의원'이 아닌 '회장'으로 불렀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며 "최근 성 회장 관련 보도를 보면 그날 부여선거사무소에서 본 낯익은 얼굴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 회장의 운전기사 여모 씨도 언론 인터뷰에서 "성 회장이 수행 직원과 함께 선거사무소를 찾았다"며 " 비타민음료 상자를 가지고 있는 건 봤다. 하여튼 우리 차에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대정부질문 셋째날인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시 후보 등록 첫날이라 사무소에서 수십 명의 기자들과 수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성 회장과 독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성 회장이 이 총리를 만난 것에 대한 증언은 계속되고 있다. 이 총리를 수행한 운전기사 역시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2013년 4월 4일 오후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만나 독대했다고 증언했다. 성 전 회장측이 아닌 이 총리측 비서진이 직접 그날의 진실에 입을 연 것이다.
이 총리는 연일 계속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고, 독대를 안 했다"며 만남 자체를 부인해 거짓말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3월부터 6월까지 약 4개월간 이완구 총리를 수행한 운전기사 A씨는 C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해 4월 4월 이 총리와 고 성 전 회장이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만났고, 독대를 했었다고 밝혔다.
이완구 총리에 대한 결정적인 증언은 다름 아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기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나왔다. 성 회장은 인터뷰에서 이완구 국무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16일 경향신문이 공개한 성 전 회장 인터뷰 전문에는 '이완구'란 이름이 총 9차례 등장한다. 첫 언급에서 성 전 회장은 "이완구 총리 같은 사람이 사정 대상 1호"라고 주장했다. 부정부패 척결을 정책 전면에 내세운 이 총리를 비난하는 말이다.
16일 CBS는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독대한 것을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가 목격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주장이 달라지고 있다.
이 총리는 세월호 1주기인 이날 안산시 추모분향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운전기사의 증언과 관련해 성 전 회장을 단독으로 만났느냐"고 묻는 말에 "기억을 못한다.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고 대답했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16일 '성완종 리스트' 의혹의 열쇠를 쥔 관련자 조사에 승부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성 전 회장의 핵심 측근들인 이들의 증언이 구체적이면 여권의 유력 인사라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이 총리의 수사가 초읽기에 몰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