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성능을 앞세운 독일차가 위세를 떨치며 국산차를 추월하고 있다.
자리를 내준 국산 완성차업체들은 각사의 대표모델에 주력해 안방을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업체의 국내매출이 급증하면서 브랜드별 순위도 변동됐다.
내수시장 매출 1, 2위는 현대자동차(18조293억원)와 기아자동차(9조3112억원)가 각각 사수했다.
그러나 3위 자리는 2조6619억원을 기록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2조5026억원을 올린 한국지엠을 대신해 들어갔다.
국내매출에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GM을 앞지르고 빅3에 입성한 것은 처음이다.
5위와 6위 역시 BMW코리아(2조2999억원)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2조2045억원)가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를 누르고 각각 차지했다.
르노삼성은 2조1250억원 매출로 7위, 쌍용차는 1조9626억원 매출로 8위에 그쳤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의 국내매출이 증가했지만, 수입차 브랜드는 그 이상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독일차에 자리를 내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 3사는 각사의 대표 인기모델을 앞세워 빼앗긴 안방을 탈환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의 효자는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다.
올해 1분기(1~3월) 한국지엠은 내수시장 승용차 부문에서 2만300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2만4388대)와 비교해 5.7% 줄어든 수치다.
캡티바, 올란도, 트랙스 등 레저용차량(RV) 판매도 8188대로 전년(8505대)보다 3.7% 줄었다.
하지만 다마스 1531대, 라보 1515대 등 경상용차 부문은 3046대 판매로 전년(1434대) 대비 112.4% 증가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백범수 한국지엠 국내영업본부 전무는 "다마스와 라보는 국내 유일의 경상용차로 20년 넘게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며 "꾸준한 판매실적으로 한국지엠의 내수성장에 일조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르노삼성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M3'를 내세웠다.
이달부터 르노삼성은 QM3 물량을 르노 본사로부터 월 4000대 가량 공급받아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사측은 그동안 QM3가 유럽에서 인기를 끌면서 스페인 현지공장으로부터 국내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지난해 QM3 월별 실적을 보면 선적 일자에 따라 최소 16대(2월)에서 최대 3971대(6월)의 큰 격차를 보였다.
주수연 르노삼성 마케팅담당 이사는 "QM3의 충분한 물량공급으로 보다 적극적인 판촉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최근 인기몰이 중인 간판스타 '티볼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쌍용차는 내수에서 771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2월(8261대) 이후 월간 최대 실적이다.
티볼리는 1월 2312대, 2월 2898대, 3월 2827대 등 1분기 총 8037대가 팔려 이를 견인했다.
이에 힘입어 쌍용차는 지난달 수출 5151대를 포함해 1만2870대를 팔며 전월 대비 32.4% 증가한 실적을 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1월 티볼리 출시 후 시장반응이 폭발적이라 계획보다 빠른 속도로 회사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개발 단계에서의 수요 예측보다 2배가량 오더가 들어오고 있다. 생산라인을 티볼리 확대에 초점을 맞춰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