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유재석은 옛말, '변화'하는 예능에 '변함' 없는 MC/MBC
어마어마한 출연료를 자랑하며 '모셔가기' 경쟁이 치열했던 예능MC 강호동, 유재석의 시대는 옛말이다.
'냉장고를 부탁해' '수요미식회' '마녀사냥' '꽃보다 할배' '비정상회담' '너의 목소리가 보여' '크라임씬' 'SNL 코리아' '썰전' '댄싱9' 등 케이블과 종편 예능 프로그램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지상파 예능과의 경계선이 허물어진지 오래다.
스타급 MC를 고집해온 지상파의 낮은 시청률로 외면 받는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수순을 밟아 온 예능프로그램에 시청자도 스타들도 케이블과 종편에 눈을 돌렸다. 급기야는 케이블·종편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인 스타들을 캐스팅하는가 하면 인기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생겼을 정도로 지상파는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을 보이며 '굴욕'을 자처했다.
케이블·종편의 예능 프로그램이 승승장구할수록 몇몇의 예능을 제외하곤 지상파 예능의 설자리는 점차 잃어갔고, 강호동과 유재석의 엎치락뒤치락하던 예능 판도는 옛말이 됐다. 10년 가까이 서로의 경쟁을 부추기며 삼사 예능을 이끌었던 '강호동 VS 유재석'의 투톱체제는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케이블·종편의 '다양성'과 '신선함'에 밀려버린 것. '온 국민이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 제약을 뛰어 넘는 '19금' 방송의 자유로움 역시 지상파가 케이블·종편에 밀리는 이유다. 이는 고스란히 삼사 예능의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도맡아왔던 강호동과 유재석이 그 타격을 받게 됐고, 이는 '지상파를 고집한' 강호동의 추락과 유재석의 침체로 읽혔다.
예능의 판도는 바뀌었고, 강호동과 유재석의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세금 문제 이후 1년여 만에 어렵사리 복귀한 강호동은 다소 '힘'빠진 모습으로 달라진 예능에 적응하지 못했다. '무릎팍도사'로 반짝 복귀에 나섰지만 상대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움은 예전만 못했고, '달빛프린스' '투명인간' '별바라기' 등 강호동의 MC 진행방식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줄줄이 폐지 수순을 밟았다. '변화하는' 예능에 '변함없는' 강호동의 MC 진행은 더 이상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고, 이는 자연스레 시청자와 방송사에 외면당했다. '추락'과 '위기'의 꼬리표를 달게 된 강호동의 씁쓸한 현실이다.
강호동의 빈자리에 쓸쓸했던 유재석 역시 활약이 주춤했던 것도 사실. 물론 '무한도전'에서 중심역할을 톡톡히 하며 묵묵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나는 남자다' '동상이몽'에서의 국민MC 유재석은 여타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는 밋밋한 포맷 안에서의 평범한 진행방식은 식상함의 연속이었고, 참담한 시청률이 그 결과를 증명했다. '국민 MC' 타이틀이 힘을 잃은 형국이다.
시청자의 눈은 높아졌다. 제자리 서기에 반복하는 지상파보다는 더 '신선'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케이블·종편의 활성화 덕분에 '예능'은 나날이 발전했고, 시청자들의 선택권은 폭넓어지면서 굳이 스타MC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택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재미'를 잃은 강호동, 유재석이 전성기를 되찾기 위해선 더 이상 지상파를 고집할 이유도 없어진 셈이며, 자신의 강점을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 벗고 나설 타이밍이 아닌가 싶다. 시대가 변했고 예능은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