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은 한국의 '아시아 수출 기지'의 역할을 인도로 옮길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이날 전기차 학술대회를 찾은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가운데)이 스파크 EV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한국GM 제공
한국GM은 한국의 '아시아 수출 기지'의 역할을 인도로 옮길 것이라고 4일 밝혔다. 노동조합과 인건비 등으로 인해 한국에서 한계를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GM의 스테판 자코비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인건비가 오른 한국 대신 인도를 새로운 수출 기지로 정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 수년간 GM의 저비용 수출 기지였으며 세계 생산의 5분의 1을 담당했다. 그러나 인건비가 최근 5년동안 50% 이상 증가해 일본과 함께 인건비가 높은 국가중 하나가 됐다.
자코비 사장은 "한국에 있는 공장을 닫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GM이 효율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GM 공장은 작년 63만여대의 차량을 생산했으나 가동률이 75%에 그쳐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애널리스트들은 평가했다. GM은 몇년 전부터 한국 공장의 경영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려고 했으나 노동조합 등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쳤다.
자코비 사장은 "강력한 노조는 큰 어려움"이라며 "한국에서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한국GM의 생산량이 2025년에는 3분의 1 이상 줄어들어 36만 5천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IHS 아시아태평양 부문 제임스 차오 이사는 "인도가 GM의 주요 글로벌 생산과 수출 기지가 될 것"이라며 인도가 부분적으로 한국의 '아시아 수출 기지'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코비 사장은 인도에 대해서 "자동차 산업의 커다란 백지"라고 표현했다. GM은 18년 전 인도에 진출했으나 손해를 보고 있었으며 줄어든 판매를 되살리기 위해 생산 공세를 시작해 다음 10년동안 최소 5%의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자코비는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집권 이후로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인도는 구매력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GM은 2025년에는 작년의 판매량인 5만7600대(시장점유율 1.8%)를 훌쩍 뛰어넘는 40만대의 차량을 팔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한 자코비는 "인도의 낮은 인건비 덕분에 생산량의 30퍼센트(약 17만대)는 수출할 것이다"고 덧붙여 GM이 인도 내 생산 라인을 현재의 연간 28만2천대에서 57만대로 늘린다는 것을 시사했다.
GM은 또 인도 내 부품 조달 비율을 70%로 늘리고 올 하반기 인도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두 가지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같은 보도와 관련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4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인도로 생산기지를 이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차세대 스파크가 창원에서 생산되면 구형 스파크는 인도에서 생산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인건비에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인건비는 5년간 50% 올랐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급격히 인건비가 올라간 나라가 없다. 한국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