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도가 시행된 가운데 입찰을 완료하지 못한 학교가 많아 하복을 입지 못하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나라장터 교복 개찰 현황(4월1~30일)을 살펴본 결과 총 647개의 입찰 공고 중 개찰이 완료된 학교는 272개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이 유찰됐다. 일부는 재공고를 냈음에도 교복 업체를 선정하지 못했다.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도는 가격 안정화를 취지로 시작됐다. 학교가 품질 검사를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교복을 구매하는 것이다. 학교는 나라장터를 통해 입찰 공고를 올리고 교복 업체가 제안서를 내면 학교가 선정하는 방식이다. 교복비의 거품 해소를 위해 올해부터 모든 국·공립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충남 천안 소재 한 고등학교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입찰을 실시했지만 단독 응찰로 교복업체를 선정하지 못했다. 이달 말부터 하복을 입어야 하지만 유찰되자 이 학교는 하복 착용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낙찰 기간이 늦어질 수록 교복업체 입장는 물량 공급에 타격을 입게 된다. 미리 발주를 한다고 해도 확보해 둔 물량이 모자를 경우 납품 기한을 맞추기 힘들다. 일부 미리 납품할 수 있지만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교복업체도 전 물량이 확보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하복을 제때 받지 못해 동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납품 기한을 미뤘다는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직원은 "4월 30일자로 기한을 정해놓기는 했지만 공고를 늦게 낸데 따른 물량 확보 시간을 주기 위해 납품 기한을 이달 중순까지로 미뤘다"고 설명했다.
교복 업체들의 재고 부담도 크다. 하복의 경우 동복을 입는 시기에 미리 발주를 하는데 학생수를 예측하기 힘들어 재고가 모자르거나 남는 상황이 발생한다. 낙찰받은 이후 발주를 하면 재고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원단 제작만 2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제때에 납품하기 어려워진다. 영세한 업체일 수록 그 피해는 더 클 전망이다.
낮은 가격도 문제다. 교육부 발표에 지난해 학교주관구매제의 전국 평균 낙찰가는 16만8490원으로 개별구매 평균가보다 34%(8만8435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낙찰받은 업체들은 대체로 가장 저렴한 가격을 써냈다.
한 교복업체 관계자는 "작년보다 납품 가격이 30∼40% 낮아졌는데 재고 부담 때문에 싼 가격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며 "낙찰을 받았다고 해서 학생들이 우리 가게에만 와서 교복을 맞추는 것은 아니라서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재고를 떨기 위해 입찰에 참여하고 싼 가격에 넘기는 악순환이 반복될 경우 영세한 업체들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교복업체 관계자는 "주관구매제도 외에 자율구매제도도 병행하고 있어 유찰된 곳은 자율구매제로 하복을 구입해서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와 관련해 스마트학생복, 아이비클럽, 엘리트, 스쿨룩스 등 4대 대형 교복업체들의 담합 의혹이 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교복 시장은 약 4000억원대로 이들 4대 브랜드가 약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