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로공단'으로 9일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국제전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임흥순, 한국작가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
아시아 여성 노동 문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위로공단'으로 쾌거
한국작가 임흥순(46)이 9일(현지시간) 제 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의 국제전 시상식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임흥순은 아시아 여성의 노동문제를 소재로 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촬영한 95분 분량의 영화 '위로공단'으로 이번 상을 받았다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전했다. 한국 작가로서 본전시 첫 수상이며 역대 최고상이다.
임 작가는 오랜 시간 봉제공장에서 근무한 어머니와 자신을 지원해준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이번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40년 넘게 봉제공장에서 '시다' 생활을 해 오신 어머니와 백화점 의류매장, 냉동식품 매장에서 일해온 여동생의 삶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임 작가는 경원대 회화과 학사·석사를 거쳐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에서 독립예술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2013년 제주 4·3 사건과 강정마을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비념'을 첫 장편 다큐멘터리로 선보였다.
홀수해에 열리는 미술전에서 은사자상 수상자는 본전시에 초대한 35세 이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데 임 작가의 경우 이에 해당되지 않고, 영화작품으로 수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본전시가 아닌 국가관 전시에 참여한 전수천, 강익중, 이불 등의 작가가 각각 1995, 1997, 1999년 3회 연속 특별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짝수해에 열리는 건축전엔 1996년에 처음 참가해 2014년 조민석이 커미셔너를 맡은 한국관이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이로써 한국은 국가관이 지난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인 올해 본전시 초청작가가 은사자상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오쿠이 엔위저는 지난해 작가 리서치를 위해 방한해 20여 명의 국내 작가를 만났고, 이 중 임흥순, 김아영(36), 남화연(36) 등을 본전시에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