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안양 환전소 살인사건' 공범 8년 만에 인도받아
현지 징역형 종료 전 '임시 인도' 조치…이후 재송환 처벌 방침
법무부가 필리핀 사법당국으로부터 '안양 환전소 살인사건'의 공범을 8년 만에 인도받는다. 김씨는 2007년 7월9일 경기 안양시 비산동의 한 환전소에서 여직원(당시 25세)을 살해하고 1억8천5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 최세용(48)씨도 외국으로 도주했다가 송환돼 국내에서 재판 중이다.
김씨는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최씨 등과 함께 한국인 관광객들을 납치하고 석방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기간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사건은 10여건에 달한다.
김씨는 2011년 12월14일 필리핀에서 불법 총기소지 등 혐의로 붙잡혔으나 12일 만에 탈옥했고 이듬해 5월8일 다시 검거됐다. 그러다 필리핀 법원에서 기소돼 지난해 9월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했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피의자 김성곤(42)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는다.
법무부는 필리핀 사법당국이 내린 형 집행을 중지하고 국내에서 수사·재판을 우선 받는 '임시인도' 방식으로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관례상 형 집행이 끝나기 전 범죄 피의자를 다른 나라로 송환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한국-필리핀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김씨는 국내에서 재판이 끝나면 다시 필리핀으로 이송돼 잔여 형기를 채워야 한다. 한국 사법당국은 필리핀의 형 집행이 마무리된 뒤 김씨를 다시 송환해 한국 법원의 판단에 따라 김씨를 처벌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공범 최씨 역시 2013년 10월 임시인도 방식으로 태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은 바 있다.
법무부는 이번 계기를 통해 외국 공조기관과 네트워크를 확장해 해외 도피 사범 송환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